아이들 어릴적에 낙서 한 공책을 펼쳐보면 뭔지 알 수 없는 그림이지만 어떤 내용인가를 담고 있는듯도 해서 자꾸 혼자만의 상상에 빠지기도하고 가끔은 아이에게 물어보기도 하는데 전혀 엉뚱한 답을 듣게 되는게 바로 아이들 그림의 매력이다. 이 마술연필 책 속에는 그런 아이들의 그림과 함께 멋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창작의 세계는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이런 생각쯤이야 누구든 해볼 수 있기도 한거지만 아이들의 작품과 더불어 멋진 마술연필과 지구 환경을 생각하게 하는 이런 멋진책을 만들어 내다니 이 책에 동참한 아이들까지 무척 자랑스러울듯하다. 꼬마곰이 숲속을 걸어가고 있다. 사실 꼬마곰이라고 하기에는 왠지 너무 크게 보이는 흰곰이지만 꼬마곰이라고 해주자! 늑대가 나타났는데도 꼬마곰은 아무겁도 없이 자신이 가진 연필로 쓱쓱 그림만 그리고 있다. 알고보니 낙서를 하듯 쓱쓱 그린 그림속에 늑대를 가두어 버리는 마술연필이다. 늑대를 물리치고 나니 이번엔 꿈틀 꿈틀 뱀이 몰래 다가오고 있다. 물론 이번에도 마술연필로 쓱싹 스카이 콩콩을 그려 뱀을 폴짝 뛰어 넘는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생각들로 꼬마곰의 마술연필을 사용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뱀을 가둘 항아리를 그린다든지 뱀이 무서워할 만한것들을 말이다. 그렇다고 스카이 콩콩에 실망할 아이들은 없다. 사자도 만나 물리치고 호수가 나타나 수영복을 그려 입고 수영을 하고 거인을 만나 거인을 위한 사과나무를 그와 함께 놀아도 주고 그러다 꿀벌을 만나 북극곰까지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북극곰은 북극에 있어야하는데 말이다. 알고보니 하늘에 구멍이 나서 얼음들이 다 녹아 살곳이 없단다. 꼬마곰이 이제야 최고의 실력 발휘를 할때인가 보다. 자신이 그린 용을 타고 훨훨 날아 북극으로 가서는 얼음과 눈이 쌓인 땅을 그리고 구멍난 하늘엔 반창고를 그려 붙인다. 참 기발하고 깜찍한 생각이다. 그리고 다시 땅에 내려와 사람들이 자꾸 동물들이 살땅을 없애버려서 사라진 동물친구들을 그리워 하는 판다를 위해 동물친구들을 잔뜩 그려 잔치를 벌인다. 꼬마곰의 마술연필은 그리는대로 이루어지는 신기한 마술을 부리는것을 시작으로 어느새 지구 환경과 생태계 파괴와 같은 것들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아이들의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을 담아 내고 있다. 어른으로써 참 부끄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부록으로 아이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들어낼 수 있는 책 한권과 색연필이 부록으로 담겨 있다. 책을 보며 한껏 상상했던 마술연필의 위력을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그려낼지 무척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