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비룡소 클래식 16
루이스 캐롤 지음, 존 테니엘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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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속에서 종 종 등장해서는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이 책,

어릴적에 한번씩은 다 읽어봤을 법한 동화인데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그때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아마도 덥고 나른하니 졸음이 쏟아지던 한여름 오후쯤이었나 보다.

말하는 토끼의 등장이 그리 이상하지 않았다는 걸 보니

 

"큰일났군, 큰일 났어! 이러다간 늦겠는데!"

 

사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릴때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가

바로 이 매번 바쁘다고 달려 가는 조끼 입은 하얀 토끼다.

빨간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도망가는 토끼의 모양새가

언제나 바빠서 허둥지둥대는 것같아 말하는 토끼가 이상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보는 토끼는 앨리스의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토끼를 쫓아 간 앨리스는 그만 다시 밖으로 나올지 어떨지 모를 아래로 떨어져버린다.

 

어릴적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면 키가 큰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키가 커졌다가 줄었다 하니 말이다.

앨리스는 끝도 없이 떨어져 내리는 굴속에서 떨어져 죽을거 같은 공포심보다는

벽에 걸린 선반들을 구경하고 지구 반대편에 떨어지면 얼마나 우스울지를

온갖 별의별 상상을 다하던 예상과는 달리 마른 나뭇잎 더미에 살짝쿵 떨어진다.

 

사실 토끼를 쫓아 굴속에 떨어지던 그 순간 앨리스의 행동들을 보니

참 낙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하는 아이란 사실을 안다.

책을 읽다보면 이상한 일만 생기는 앨리스에게 다음은 어떤일이 생길까 기대하게 하고

만나는 캐릭터들마다 참으로 독특한 시를 읇는다든지 노래를 하기도 하는데

장난스럽게 이어지는 대화들이 더욱 책읽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재밌니?' 하고 물으니 '잼없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른 나라말로 되어 있는 이야기를 우리말로 번역해 내야하는 옮긴이가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사실 이런 말장난이 대부분인 이야기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번역이 아니면

문맥이 전혀 이해되지 않아 웃음이 나기보다는 혼란스러워 짜증스러울수 있는데

호기심을 부추기니 말이다.

 

자신의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키가 엄청 자란 앨리스가 이제는 더이상 자신이 자신이 아니란 생각에 자신이 누구인지 물으며 우는 모습이라니,,,

게다가 또 키가 다시 줄어들어 자신이 흘린 눈물웅덩이에서 허우적거리지를 않나

동물들과 몸을 말리기위해 들어야하는 쥐의 몸말리게 건조한 이야기라니,,,

아마 이상한 나라의 말장난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분명 못말리게 건조한이야기의 오타라고 오해할지도 모를일이다.

 

토끼의 심부름꾼이 되어 버린것 같은 자신이 싫어 자신이 작은 탓이라 여긴 앨리스는

또 무언가를 마시고 커지기를 기대하는데 커도 커도 너무 커서 그만 몸을 구부려야할 정도다.

그리고는 금새 또 자신의 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앨리스는

 

'하지만 이렇게 사는게 더 재미있잖아! 나한테 무슨일이 일어날지 정말 궁금해! 동화책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절대로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가 그 이야기속에 있는 거잖아! 내 이야기가 나온 책이 있어야 해, 꼭! 그래, 내가 크면 한권 써야겠어, 하지만 난 이미 다 커버렸는걸,'   --- 54

 

어쩜 이 책은 정말 그 앨리스가 쓴 동화책이 아닐까?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가 책망했다가 화를냈다가 체념했다가 혼자서도 참 재밌는 앨리스다.

 

다시 키가 작아진 앨리스는 물담배를 물고 있는 애벌레를 만나

어느쪽이든 크게 혹은 작게 만들어준다는 버섯을 얻어

그렇게 이제는 자신의 키를 맘대로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게 되기까지 한다.

앨리스가 몸이 사라졌다 나타났다하는 체셔고양이를 만나 했던 길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인생에 놓인 여러갈래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것같다.

 

'아. 넌 틀림없이 어딘가에 도착하게 돼 있어, 걸을만치 걸으면 말이지!' ---96

 

정말이지 내가 어떤 인생의 여정을 걷든 충분히 열심히 살아야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체셔고양이가 알려준 미친 3월의 토끼와 모자장수와의 다과회 장면은

조니뎁이 등장했던 그 영화를 떠올리게 해서 더욱 흥미진진했는데

얼토당토 않는 이해할 수 없는 모자장수와 3월의 토끼의 행동때문에 혼란스러운 앨리스!

의자가 많은데도 자리가 없다 하고 날짜는 있는 시계가 시간은 없다느니

자기들도 모르는 수수께끼를 내는가 하면 설겆이할 시간이 없어 자리만 바꿔 앉는다니,,,

앨리스와 같은 심정이 되어 뒤죽박죽 엉망이 된 기분으로 이야기속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그리고 드디어 트럼프 병사를 만나는 대목,

어김없이 하얀 장미를 빨갛게 칠하는 세병사와 여왕의 등장,

살아있는 플라밍고와 고슴도치로 벌이는 크로케경기 도중

무엇이건 맘에 들지 않으면 모두 목을 쳐라 라는 말로 마무리 짓는 여왕,

하지만 몸을 숨겨 목이 없으니 칠 목이 사라진건 사실이고

혹은 체셔고양이처럼 칠목이 없기도 하거나 왕이 사면해 버리니

한번도 목이 쳐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리고 그리펀과 가짜거북을 만나 바다학교 정규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야 먼저, 국어로 남말하기와 떼쓰기를 배우고 여러가지 수프학도 배웠지, 더먹기, 뺏어 먹기, 고프기, 나눠먹기.' ----151

 

정말이지 기발한 말장난의 극치를 보여주는 정규과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부분은 집에 있는 다른 책에는 어떻게 번역이 되어 있을까 궁금해 찾아보니

영어에 대한 해설을 따로 달아 놓았을 정도로 까다로운 부분이었다.

이만큼 흥미롭게 번역을 해 읽는 이로 하여금 충분한 재미를 주었으니 성공이다.

 

그리고 사라진 파이 한조각때문에 벌어지는 재판을 끝으로 앨리스는 현실로 돌아오게 되는데

사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작가의 주변인물들이란다.

그들의 행동이나 생각에 일침을 가하듯 웃기는 말장난으로 영국사회를 비꼬았다는데

우리 아이들이 이런부분까지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작가의 말처럼 이 이야기가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읽혀지기 위해서

더 자연스러운 번역의 노력이 필요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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