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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렁 뎅 둥그렁 뎅 ㅣ 우리시 그림책 13
김종도 글.그림 / 창비 / 2008년 9월
때로는 실제의 모습을 감춘 그림자가 훨씬 더 강렬한 느낌을 줄때가 있다.
바로 이 그림동화가 그렇다.
'둥그렁뎅'은 울릉도 지방의 전래 동요 가락이란다.
우리 전래 동요 가락에 맞춰 노래하듯 책을 펼쳐 보니 더욱 흥미롭기도 하며
각각의 등장하는 동물들의 특징을 살린 배역을 아이들 나름대로 상상할 수 있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기도 하는 책이다.
첫 페이지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멋진 산능선이 저편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둥그렁 뎅'
실제로 들리는듯 생생하게 전해지는건 앞쪽에 배치한 살아 있는듯한 흑백의 나무때문일까?
그건 다름 아닌 여우를 닮은 그림자가 징을 두드리는 소리!
옛날엔 야밤에 산을 넘을때 무서움을 쫓기 위해 징을치거나 나무막대기를 두드렸다는데
아마 이 친구도 한밤중에 산을 넘어 가야하나 보다.
아니면 밤이 되어 친구들을 부르는 소리일까?
학 한마리가 등장하더니 여우가 변신하듯 한바퀴 돌아 우편배달부로 변신한다.
그렇게 징을 두들기며 갖가지 동물들과 만나 그들을 변신시키는 힘은 무얼까?
뭔지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숲의 알 수 없는 마법의 힘?
아니면 여우가 두드리는 징소리때문일까?
그리고 모두 한데 어우러져 덩실 덩실 춤을 춘다.
회오리치듯 모두가 빙글 빙글 돌아가며 춤을 춘다는 느낌을 전해주는 그림 또한
속으로 빨려 들어갈것만 같은 느낌에 한참을 휘둘러 보게 된다.
그렇게 온갖 동물들이 여유를 중심으로 둥근달을 배경으로 한데 어우러진다.
달은 점 점 차올라 모두가 달과 하나가 되어 버리는듯한 이 그림이 가장 압권!
나도 동물친구들 따라 달속으로 달려가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게도 한다.
그리고 날이 밝은듯 고요한 숲속엔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시침을 떼고 있다.
그러니까 한밤중에 여우 한마리가 너무 너무 심심해 친구들을 불러 모아 달마중 놀이를 한건지도 모르겠다.
흑백의 그림자 같은 그림들이 너무도 신비스럽게 펼쳐져
꼭 한폭의 병풍 그림을 펼쳐보듯 그렇게 보게 되는 멋진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