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 길 내는 여자 서명숙의 올레 스피릿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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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휴가에 제주 올레 7코스를 걸었었다.
한창 태풍이 지나간 자리여서인지 해변가에 밀려든 쓰레기로
지금 걷는길이 쓰레기장이 아닐까 싶게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땅을 보던 눈을 들어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들판을 바라다보니
그런 마음은 온데 간데 없이 그저 좋기만 했다.
그것이 바로 제주 올레길의 마술같은 힘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나는 클린올레를 하고 오지 못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다 줍기엔 버겁더라도 나 혼자 몇개 주워봐야 뭔 소용이야가 아닌
내가 몇개 줍고 또 다른 사람이 몇개 주우면 언젠가 클린 되지 않을까 하는 맘으로
걷지 못햇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길이란 원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다보니 그 길이 만들어 지는것!
결혼식을 마치면 신혼여행지로나 찾게 되거나 휴가때 관광지로만 찾았던 제주를
제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혼자의 힘이지만 자연그대로의 제주올레길을 걷기 시작해
육지 후배들을 올레일에 엮어 한 사람 두사람 그녀의 주변으로 끌어들여 함께 걷고 다지며 탄생된 제주올레!
그 길이 탄생하기까지의 아름다운 그네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는 책이다.
 
나는 문득 그녀에게 엮여 제주를 찾고 결국은 그녀와 함께 올레 일을 하게 된
후배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인정도 아니고 돈도 아닌일에 뛰어 든 그녀들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서명숙이라는 사람의 매력이 무얼까 궁금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됐다. 내려온 다음에야 제주의 자연이 붙들어 놓을테지.'  -- p43
 
라며 후배를 끌어들인 그녀의 제주에 대한 완전한 믿음과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물질과 욕심으로부터 자연으로의 눈을 뜨게 해주는 제주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서명숙 자신의 개인 가족사를 아무렇지 않게 들추어 내면서까지 진솔하게 이야기한
조폭두목 서동철과 막내동생인 서동성은 서명숙의 든든한 양쪽 날개지 싶다.
제주의 우둘투둘 걷기 힘든길을 멋진 올레코스로 만들어 내기까지
시키지 않아도 멋진 길을 다듬기를 주저하지 않은 서동성이 이끄는 탐사대 이야기는
어느 인간극장에 나오는 주인공들 이야기에 버금간다고 해야겠다.
 
 
 

 
그리고 올레길에 얽힌 갖가지 이야기들은 살아있는 올레를 보여주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이별여행으로 찾았다는 올레길은 그들에게 다시 사랑할 힘을주었고
시어머니 시동생들과의 생활이 부대껴 혼자 여행온 며느리에겐 그들을 그리워하게 하는 따뜻한 마음을 주었고
무뚝뚝한 남편에게 아내의 손을 잡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주어 제주에 횟집까지 차리게 하였으며
대면대면했던 부자지간에게는 오손도손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힘을 주었으니
제주 올레길이야말로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살아 있는 길이 아닌가!
 
서명숙 그녀가 알려주는 제주올레길을 백배 즐길 수 있는 팁을 읽으며 스스로 참 부끄러웠다.
나는 제주 올레길을 걸으려 너무 많은 정보를 얻느라 어떤길을 가야할지 결정하지못했으며
제주에 도착해 어느 코스를 가는게 제일 좋으냐고 여러 사람에게 묻기도 하고
또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제주를 찾아올 수 있을까 싶어 욕심을 부렸다.
하지만 제주 올레는 정말이지 그렇게 급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며
또한 어느 코스 하나 멋지지 않은길이란 없으며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론은, 이것저것 자료만 뒤적이거나 모든동선을 치밀하게 계산한 뒤에 떠나려고 하지 말라는것, 최소한의 생존 장비와 설레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곳이 올레길이라는 것, 떠난자만이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는 걸 명심하시길.'     -- 207
 
서명숙 그녀가 계획하는 또다른 올레길을 마음만으로도 함께 응원하고 싶고
제주 올레 걷기 축제에 꼭 참여해보고 싶다.

그냥 발길 닫는대로 걸어도 그만, 걷다가 마음 편히 쉬어도 그만인 주올레걷기를 위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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