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 끝에 네가 서 있다면 좋을 텐데 - 최갑수 골목 산책
최갑수 글.사진 / 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골목길을 참 좋아라한다.
아침 운동을 하러 공원으로 나서는 길에 만나는 골목길이 너무 이뻐서
이집 담벼락을 기웃거리고
저집 층계참 화분들을 기웃거린다.
그런 내마음을 아는지 이 책속의 골목길은 그렇게 나를 즐겁게 한다.
 
게다가 직접 골목길 사진을 찍으며
만났던 사람들과의 대화와 골목에 대한 이야기와
골목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 놓아 가식 없는 맨얼굴을 보는것만 같은 그런 책이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특히나 작가의 사진 못지 않은 글솜씨가 더욱 골목길에 대한 감성을 자극한달까?
 


만리시장 골목, 3대째 가업을 이어 가고 있는 옛모습 그대로의 성우이발관!
 
'골목은 마치 완벽한 한 세계를 이루는 것처럼 보였다. 느긋함과 설렘, 친절함, 여유로움, 약간의 무심함,,, 그날 오후 청파새싹길에는 우리가 삶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덕목들이 깃들어 있었다. 아마도 외계인이지금 이곳에 불시착했다면 지구가 정말 아름답고 친절한 별이라고 생각했을거야, 정말이지,그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는 풍경이었다. ' ---p39---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이기에 외계인이 다 감탄할 정도일까?
할머니 두분이 골목으로자리를 깔고 앉아 두런거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
정말 정감이 흘러 넘치는 골목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 계단'은 친절했고 사려 깊고 다정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까 '그 계단'에는 계단을 만든 사람의 마음이 묻어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골목 여행의 매력은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고작 계단 하나에서 마음을 느끼고 감동했다고 말 할 수 있는것.
                                ---p51---
 
조금 가파른 골목의 계단이 힘겨울 수 있는
아이와 할아버지와 여성의 걸음을 배려해
계단 하나를 두세칸 나누어 만들어 놓은 모습을 표현한 그의 글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계단을 오르내리기만 했던 내게 또 다른 시선을 준다.
 

 
'할머니는 담벼락에 이불을 내다 건다. 빨래 위 햇살이 사금파리처럼 뿌려진다.빨래는 식물처럼 봄 햇살을 빨아들이고 있다.     ---p99---
 
골목에는 이제는 사라졌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듯하고
어느 집 대문을 빼꼼히 건너다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겨운 모습이 보이기도한다.
 
 

 
골목에는 높낮이가 다른 담벼락이 줄을 서있고
폭이 일정하지 않은 계단들이 요리조리로 여러갈래길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내어놓은 물건들로 갖가지 표정을 짓는다.
저절로 자란것인지 누군가 부러 심은것인지 벽돌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생명을 만나면 경이로운 마음이 되기도 한다.
 
 

 
'마을의 풍경은 삶이란 여지없이 피곤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
--p299---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오르는 사람, 빨래를 거는 사람,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는 사람 등 사람들의 모습은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좋아질거라는 기대감으로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라 말한다.
 

 
이렇듯 정겨운 풍경이라니!
요즘은 사람이 무서운 세상이라 말들이 많은데 대문앞 골목길은
아직은 사람이 정겨운 사람살만한 골목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만 같다.
때늦은 시간 빈 의자지만 아직도 두런 두런 이야기소리 들리는것만 같은,,,
 
 

저길 끝에 가면 이 가파른 계단이 정말 끝일까?
골목이 주는 묘미중 하나는 골목길이 끝나도 결코 길이 끝나지 않는다는것!
또 다른 골목길이 길을 내어주기도 하고
집으로 이어지는 길이 되어 주기도 하며
반가운 이웃을 만나 담소를 나누는 길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이 깔깔 거리며 고무줄 놀이를 하고 있는 길을 만나기도 하는
정말이지 골목길은 끝이 없는 골목으로의 여행길인듯하다.
끝이 없는 사람들의 돌고 도는 삶처럼 말이다.
 
작가는 친절하게도 멋진 사진과 마을을 찾아가는 방법과
마을에서 주의해야할 사항과 어느곳의 골목길이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지 등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또한 반드시 사진을 찍기 전에 먼저 양해를 구하라 일러주기도!
멋진 글에맞는 사진이 같은 페이지에 놓여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들지만
작가의 글을 읽고 머리속으로 상상을 하다가 만나는 골목길 풍경이
더 인상적으로 와 닿기도 하니 충분히 용서가 된다.
멋지거나 아니거나 우리가 사는 동네의 골목길은 모두 아름답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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