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불류 시불류 - 이외수의 비상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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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

왠지 제목이 주는 느낌이 세상에 대한 도전장을 내미는듯한 투다.

그런데 책을 읽고보니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바로 우리네에게 던지는 낚시대,

그러니까 나는 그 떡밥을 덥석 문 격!

 

'글이 저를 지겨워하겠지요'

우린 문득 문득 작가들은 그렇게 글을 써대려니 글이 지겹지 않을까 하는

그런 착각을 할때가 있는데 오히려 우리의 그런 걱정이 쓸데없는거란 말을 하는거같다.

정말이지 세상 사람들은 참 별걱정을 다 하며 산다.

 

'마음하나 잘 다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렇지, 내 마음 하나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 될 수 있는데

왜 우린 그 마음하나 잘 다스리지 못하면서 세상의 그 많은 것들을 다스리려하고

불평하고 타박하고 따지고 덤비는 것일까?

 

'다 버리고 점하나로 남으면 돼'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도 가벼이 날 수 있는 먼지 한 점,

세상이 너무 힘에 겹고 고통스러운건 그만큼 많은것을 가지려 하는

셀 수 없는 욕심들이 나를 무겁게 채우고 있기 때문,

그러니 내마음을 점하로만 채워두면 가벼이 세상을 살아 갈 수 있을텐데

 

'연꽃도 하나님이 지으신 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참 많은것들을 틀안에 가두고 이것이 맞다 저것이 아니다로 나누거나

이것이 좋다 저것이 나쁘다로 규정짓기를 서슴치 않는다.

그런데 가만 따져보면 내게 나쁜것은 다른 사람에게 좋을수 있고

내가 맞다고 여기는것이 다른 사람에겐 아닐 수 있는것인데

어찌 연꽃을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만 여기는 걸까?

 

'지갑은 두둑해졌는데 감성은 빈곤해졌기 때문이다.'

옛날엔 정말 돈이 없어서 친구와 밥한끼 먹는일이 부담스러웠고

남을 도우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지만 지금 지갑이 두둑해지고

여유있는 삶이 되었는데도 막상 밥한끼 같이 할 친구가 없고

어려운 사람 도와주려는 마음이 얄팍해져 버렸다.

이건 지갑의 문제가 아닌 내 마음의 문제란 얘기?

 

'퍽, 그 빌어먹을 생각부터 끊으셔야 합니다.'

정말이지 어떨땐 생각없이 행동하는것이 나쁠때도 있겠지만

어떨땐 그 생각에 발목 잡혀 남의 호의를 오해하게 될 때가 있다.

타인이 친절을 베풀땐 그저 감사히 그 친절을 받고 말면 되는데

그 속에 숨은 의도를 알아내려 무슨 탐정이라도 된듯 생각의 머리를 굴린다.

쓸데없는 생각을 좀 끊어버려야 하는데,,,

 

'겨우 여덟음절의 말만으로도 온 세상을 눈부시게 만들 수가 있습니다.

당.신.을.사.랑.합.니.다.'

하지만 겨우 그 여덟음절의 말을 쉽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 많고 많은 헛된 말들을 쏟아내면서도 그 쉬운 여덟마디의 말을 못한다는 사실이

어쩜 이렇게 헛되고 헛되다는 생각이 드는걸까?

 

이외수의 '아불류 시불류'란 이 책은 줏대없이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말고 너무 많이 채우려 하지도 말고 너무 많은말을 하지도 말고

단 여덟마디의 짤막한 말만으로도 진정한 인생의 시간들로 채워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참 짤막 짤막한 몇마디 안되는 말들로 깨우쳐 준다.

그러니 아무때나 아무데서나 펼쳐 읽으면 그게 답이 될 책이다.

그리고 그림 한점이 글과 함께 가슴에 콕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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