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 핀 연꽃
곤살로 모우레 지음, 김정하 옮김 / 소담주니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가끔 우리는 낯선곳에서 왠지 한번쯤 왔었던 그런 기시감을 느낄때가 있고  

또 어떤 이야기를 듣고 왠지 내 이야기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있다.  

 

마르코스! 

이 책속의 주인공 꼬마아이가 바로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 자신의 이야기를  

언제나 자신을 가장 작은 존재라 여겨 '모스키토'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아버지가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이야기다.  

 

한쪽 다리를 잃은 아버지와 산을 오르다 만난 본 아르스와 그의 등반대!  

처음 만남에서 마르코스는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책이야기를 하고는 

본 아르스의 기묘한 눈빛을 받게된다.

눈보라속에 오도 가도 못하고 갇혀 있게 되었을 즈음  

자신의 몸이 붕 떠올라 눈속에 숨겨진 집을 발견하는데 

결국 눈속에 갇힌 본 아르스를 구하고 꿈속에 본듯한 그 집을 발견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눈속에서 살아난 마르코스에게 본아르스는 공책 한권을 남기고 가는데.... 



우린 불교인은 아니지만 가끔 전생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가끔은 더 좋은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를 소망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 책에서는 믿기 어려운 윤회를 소재로

티벳과 티벳의 한 소년의 불굴의 의지를 이야기한다.

 
본아르스가 두고 간 공책에 담긴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중국의 침략을 받아 전통적인 것들을 제한당한 티벳의 어느 평범한 한 가정은

자신들의 전통에 따라 아이를 사원에 바치러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그들은 화려한 티벳의 의상을 입지 못하고 회색옷을 걸쳐야하는데

꼬마 강셍만은 고집을 피워 전통 복장을 입고 여행길에 나선다.

물론 그것이 이 가족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체!

 

독자들은 이 꼬마 때문에 이 가정이 불행을 겪게 되리란 사실을 직시하지만

자신들은 반항할 수 없어 굴욕적인 자세를 취하면서도

이 꼬마의 행동에 그리 불쾌하게 여기기보다 왠지 자랑스러워 한다는 사실을 안다.

물론 이 꼬마 강셍 때문에 이 가족은 군인들에게 제지 당하고

모욕적인 일들을 겪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절대 굴복하지 않는 강셍의 강한 의지는 고집이라기보다

자신들이 침략당한 것에 대한 부당함을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으로

독자로 하여금도 가슴 밑바닥에 눌려있던 긍지를 끌어내게 하는 이야기다.

결국엔 다시 부딛히게 된 군인들에 의해 강셍은 전통복장을 벌거벗겨져

그들에게 굴복하기보다 가부좌를 하고 앉아 추운 겨울바람에 맞서기를 택한다.

 

그렇게 강셍은 죽음을 맞게 되는데 자신에게 굴복하기를 강요했던 중국하사관은

강셍의 강력한 의지 앞에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탓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죽음앞에 놓인 강셍은 스님의 경전을 들으며

자신의 육신을 떠난 혼백으로 죽어가는 이를 삶으로 이끄는

마지막 소명을 다한뒤 자신은 다시 태어난다고 말한다.

그렇게 강셍이 다시 태어난 소년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마르코스!

 

마르코스는 이 이야기를 읽고 자신의 믿을 수 없는 이러한 사실을 모두 글로 남긴다.

책을 읽으며 자꾸 그 흐름이 끊기고 매끄럽지 못한 이유가 대체 뭘까 생각해보니 

번역자의 문체가 무척 낯설어서였던듯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우며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지만

번역서로서 무척 아쉬움을 남기는 책이다.

조금만 더 매끄럽게 번역이 되었더라면 읽는 재미가 더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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