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깐뎐 푸른도서관 25
이용포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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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책을 받아들었을땐 책제목이 참 어려웠다.
자꾸 읽다보니 뚜깐이 혹 똥뚜깐을 말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주인공 여자아이의 이름이 뚜깐인데 똥뚜깐에서 낳았다고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란다.
사실 옛날 분들 이름은 오래 살기를 기원해서 좀 천하게 짓는단 이야기는 들은바가 있다.
우리 외할아버지만 해도 그 존함이 '개동'이었으므로...

이 책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기보다 나는 살짝 비껴 본론을 먼저 이야기 하고 싶다.
지금은 한글날이 빨간날이 아니어서 사람들 기억속에서 자꾸 사라져가지는 않을까 했는데
실제로 한글날인줄도 까맣게 모르고 지나갔다는 사람을 만나고 보니 뜨악했다.
물론 한글날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쓰는 우리글을 모르는 사람 없겠지만
영어가 너무 강조되어 우리말과 우리글을 깨치기도 전에
입에서 술술 외래어가 쏟아지는 아이들을 볼때면 정말 걱정이 안될수가없다.

이용포작가의 말처럼 그 어려운 시기 우리 경제를 살린것이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다.
동남아쪽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와 보면 우리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가격표나 인사말, 간단한 언어는 우리말로 다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점 점 세계언어를 우리 언어로 바꿔간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이 창피하다거나 부끄러운 사실은 아닐진데
어찌 우리 나라는 그리 영어에 빠져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허우적 대는것인지...
필요에 의해 학습하고 익히는것은 좋지만 주객이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말을 배우는 아이들이 영어를 잘알고 잘 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는 하나
우리말을 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때는 눈살이 찌푸려지는것은 사실이다.

뚜깐이는 그랬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이 천대를 받을적에 어려운 한자를 배우기보다 바로 그 우리글인 한글을 배웠던 것이다.
왜?
물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또 자신이 사랑한 서진 도령에게 러브레터를 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한글 전파를 위해 애쓰는 바우뫼와 뜰에봄 그리고 세모돌을 만나 온갖 역경을 견디면서
우리글로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완성해낸것이다.

처음 책을 펼쳐 읽으면서 시인듯 일기인듯한 아름다운 글을 읽고는 이것이 뭘까 참 궁금했는데
뚜깐이가 이 혹독한 세상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버린 언니와 비참하게 살아오고 살아가는 엄마를 보고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으려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선머슴처럼 온동네를 휘저으며 발버둥을 쳤지만
사랑에 눈을 떠  더이상 본연의 자신의 숙명을 거부하지 못하고 여성이 되어간다.
그 와중에 특이한 이름들을 가진 사내들을 만나 한글을 배우게 되는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왜 그들이 그렇듯 한글을 지키고 전파시키기 위해 애를 쓰는지 알게 되고
자신이 사랑한 서진 도령에게서 외면당하고 엄마의 죽음과 동료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성숙한 그녀가 한글로 써 놓은 시이며 일기란 사실을 알게 된다.

처음 글의 시작은 한글이 없어진 미래세계에서다.
그래서 더 이야기가 솔깃했는지도 모른다.
정말 생각만해도 끔찍한 이야기의 시작이지만 지금 사회적인 추세를 볼때 가능한일이란 생각이 드는건
작가의 바램처럼 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구 구수한 사투리들은 입밖으로 소리내어 읽어보고 싶을정도로 참입맛나는 글이었다.

작가의 말 끝에 장모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우리 엄마의 이름과 같아서 깜짝 놀랐다.
사실 작가의 장모님이 한글을 늦게나마 깨쳐 손수 편지를 써 주셨다니 감동이 아닐 수없다.
엄마세대 분들이시라면 여자는 집에서 살림이나 배우면 된다 하여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분들이 많은데
우리 엄마도 한글을 교회 찬송가를 외워 부르며 독학하셨다는 이야기에 감동받은적이 있다.
늦은 나이지만 배우고 익히기 쉬운 글, 그리고 멋지고 이쁘고 아름답게 쓸 수 있는 우리글이기에
가능한 일이란 생각에 더욱 한글에 애착이 간다.

뚜깐이의 한글이름, 해문이슬 넘 이쁘다.
나도 그런 한글이름 하나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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