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재밌는 책이다. 재밌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읽다 보니 끝까지 쭉 읽게 될 정도다. 어이없고 참혹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결국엔 많은 생각도 하게 되는 책이다.

이혼법정에 이르게 된 여러 이혼 사례들을 경험한 이혼 전문 판사가 쓴 책이라 꽤 실감나고 흥미롭게 읽힌다. 사례들이 하나하나 막장 드라마 같다. 남자의 외도, 여자의 불륜 정도는 별것도 아니다. 어쩌면 사랑해서 결혼을 한 부부가 서로를 그토록 힘겹게 만들고야 마는걸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이혼을 요구하거나 당하거나 모두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 65년간 남편의 막말에 지쳐 자신의 이름으로 마지막을 살고 싶어하는 80대 노 부부의 이혼 정도는 이해가 된다. 잘 살아보겠다고 사채까지 쓰고 헤어질 수 없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여자, 아내를 스와핑 동호회에 끌어들이는 변태적인 남자, 아이셋을 고아원에 맡기고 독신인 것처럼 속여 남자를 집으로 들이고 다른 여자와 동거 중이면서 어머니의 병 간호를 핑계대는등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으로 이혼 판결 내릴 수 없는 그 사정들이라는게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그나마 불륜을 처벌할 수 있었던 간통죄, 그런데 간통죄의 처벌대상이 유부녀게만 적용되는 법이었다니!ㅠㅠ 그조차 사라져 버린 지금 두집살림이 불가능한 파탄주의와 중혼죄 도입이 절실하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남겨진 아이들의 이야기가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이혼을 하는 부부는 서로 당사자만의 고통을 이야기할뿐이다. 아무것도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부모의 표정 해동 말투등 그 모든것을 예민하게 받아 들이는 아이들 또한 그 고통을 고스란히 전해 받게 된다. 잘못은 어른들이 했는데 오히려 아이들이 더 벌을 받는것 같은 이야기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좋은 이별 의 시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이의 눈을 마주 보며 “너는 괜찮 을 거야˝라고 그 한마디를 함께 말해 주는 것이다. 아이가 더 이상 혼자서 엄마 아빠를 지키지 않아도 되도록.‘p195

저자는 좋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엄마 아빠의 이혼이 자신의 잘못인것만 같아 스스로를 자책하는 아이들. 엄마아빠로부터 버림받을 거 같은 불안감에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내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를 걱정한다. 부부가 이혼을하게 되더라도 엄마 아빠가 헤어지는게 아이의 잘못이 아니며 여전히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이별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지나가 버린 아이의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오늘은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 우리가 어제의 실수를 되돌릴 수는 없어도 오늘의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늦지 않 으면 된다. 회복은 과거를 부정하는 일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겠다. 고 말하는 용기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그 한 번의 용기가 평생을 바꾸는 신호가 될 수 있다.‘p220

​에필로그의 엄마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가 간곡하다. 어쩔 수 없이 다가온 이혼이라는 마침표가 고통이 되지 않기를, 그로 인해 아이가 고통 받지 않기를,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좋은 이별이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 씀씀이가 고스란히 담긴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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