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쓰는 후기입니다*


여행책을 보다보면 여행지에 대한 추억에 잠기게 되고 또다른 여행을 꿈꾸게 된다.

​우리집 식탁위에 늘 걸려있는 흑백사진 한장, 언젠가 군산으로 가족여행을 갔을때 단돈 5000원에 혹해서 찍은 사진이다. 마침 언제라도 군산 책을 보니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블로그에 쓴 글을 뒤져보며 한창 추억에 잠겼다. 그게 벌써 7년전이다. 하룻밤만 지나도 뭐가 사라지고 새로 생기는 요즘같은 시대에 군산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본다.

여행은 먹방, 맛집 이야기를 시작으로 군산의 가볼만한 곳과 책방과 영화나 책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소개하는 4부로 나누어 여행이야기를 펼쳐보인다. 여행에세이가 좋은건 관광지를 소개하는 단순한 정보글이 아닌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가 담긴 그때의 그 순간의 감정이 공감되어서다. 이미 다녀와본 곳은 추억이 되어 되살아나고 생소한 곳은 가보지 못했는데도 익숙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성당을 제외하고는 군산의 먹거리를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걸 이 책을 보며 알았다. 거대 참깨스틱 같은 버드나무 한그루가 서있는 명궁칼국수, 전남친의 라자냐를 잊게 해준 양식당 스테이블, 커피를 커피로 제대로 대하게 만들어준 회현커피, 취향이 아닌 콩국수에 반하게 만든 용궁반점등이 여행리스트에 올랐다. 맥주를 즐기는 신랑이었다면 수제맥주 페스티벌을 제일 먼저 찜했을듯 하다. 참, 나초를 먹으러 영화관에 간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나말고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면서 반가웠다. ㅋㅋ

‘박물관은 책과 영화만큼이나 매혹적이다. 셋 다 내가 살 수 없는 시간, 경험할 수 없는 사건, 만날 리 없는 사람과 접점을 만들어준다. 내가 나이기에 알 수 없는 세상을 열어준다. 그래서 나는 책과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 박물관이 지루하다 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지 않는다.‘ p95

사실 7년이나 지난 가족여행이 가물가물했는데 언제라도 군산 책 덕분에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한척의 커다란 배를 닮은 근대역사박물관에서 과거로 타임슬립하듯 체험하며 즐거워했던 순간들, 둥국사의 밤산책과 소녀상이 특히 그랬다. 아름답지만 수탈의 아픈 역사를 지켜본 옛군산세관본관의 카페에서 고종황제의 커피도 마셔보고 싶고 영화타운의 와인바 시가지에 앉아보고 싶고 카페겸 미술관으로 재탄생한 이당미술관에서 저자처럼 서성거리고도 싶고 괜히 우울한 날엔 월명호수를 걷고도 싶게 만드는 책이다.

‘나도 모르게 발을 동동 구르게 될 정도로 좋은 장소는 한 번에 모든 것을 씹고 듣고 맛보기보다 한두 개쯤 아쉬움을 남기는 게 좋다. 그런 식으로 다시 한 번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일상이 팍팍할 때 그 언젠가를 떠올리면 힘이 난다.‘p169

여행을 가면 희안하게도 서점을 찾거나 북카페를 가려고 한다. 군산 여행에서 유독 기억에 남았던 곳이 독립서점 마리서사였다. 언제라도 군산 3부 책여행에서 다시 만나니 괜히 더 반가웠다. 책을 읽다보면 글속에 조용한흥분색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처음엔 조용한분홍색을 잘 못 쓴줄 알았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에게 아주 특별한 이 공간에 얽힌 이야기도 나온다.

‘사는게 자꾸 시시해지는 게 아니라, 원래 사는 일이란 자주 시시하고 가끔 멋진 게 아닐까. 그걸 잊을락 말락 할 때, 바로 그때 우리만의 거실 대형이 필요해진다. 자, 기찻길 옆 서점에 가자!‘
p197

그외 사라질뻔한 서점을 군산시민들이 힘을 모아 복구한 한길서점, 경암동 철길마을 기찻길옆 책방 리루서점, 무인헌책방 고요서점, 생일책을 살 수 있는 심리서점 쓰담등, 분명 낯선 공간임에도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 책방에 들어서서 책을 고르는 기분이 된다.

‘영화 타짜를 여러번 다시 보고, 히로쓰가옥과 국제반점을 여러번 더듬어 본 뒤에야 내가 좋아해온 것이 건축이 아니라 그안에 스며있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p249

군산하면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촬영지 초원사진관을 떠올리게 된다. 타짜 촬영지 히로쓰 가옥도 마찬가지다. 영화나 소설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는 이유가 단순히 그 공간을 구경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그안에 스며있는 이야기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채만식의 소설속 장소 탁류길코스, 황석영의 소설 할매속 하제마을 팽나무등의 영화나 책속에 등장하는 장소들의 이야기속에 스며들게 되고 모두 궁금해진다.

책으로의 여행은 희미해진 추억을 또렷하게 만들어주고 새로운 여행리스트를 만들어 여행을 함께하고 싶은 누군가와 또다른 여행을 꿈꾸게 한다. 군산의 먹거리도 좋고 볼거리도 좋지만 특히나 책방여행을 테마로 군산으로의 여행을 다시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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