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함께 육교를 건너갔다. 육교 위 커다란 전등들은 모두 꺼져 있었다. 그들은 육교 위에 있는 유일한행인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시커먼 밤의 흐름 속을 은빛으로 반짝이며 헤엄치는 밤의 물고기 떼가 순간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졌다. 육교가 파도 위의 배처럼 너울거렸다.
수많은 개들이 어둠 속에 있었다. 보이지 않는 무거운 쇠사슬이 보이지 않는 철장에 끌리면서 음산하게 절렁거렸다. 알려지지 않은 낯선 이방인의 등장에 짐승의 밤이 일제히 동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