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이다. 늘 궁금했는데 도통 소식을 몰랐던 사람의 책이라 너무 반가워서 얼른 책을 펼쳐본다.
김제동, 입만 열면 웃음을 주던 그가 8년만에 책을 냈다. 아니 표정만 봐도 웃음이 나던 그는 그동안 잘지냈을까? 어떤 일과를 보내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그는 강아지 탄이랑 함께 살며 살림도 하고 때때로 외로움에 쓸쓸해하다가 아이들을 만나 행복해하며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그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그냥 아무데나 펼쳐보면 된다.
말도 잘하는데 글도 참 잘쓰는 그, 맛없는 밥도 맛있게 먹는 방법을 터득한 그, 밥통이랑 제일 말을 많이 한다는 그, 스스로에게 맛있는 한술을 떠 먹인다는 그,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많은것을 배운다는 그, 모든 이들의 개별성을 응원한다는 그, 외로움당을 만들어야겠다는 그, 탄이와의 산책길이 늘 설렌다는 그, 나부터 챙기자며 어른이 되느라 애썼다고 다독여주는 김제동의 사람사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책의 구성도 재밌다. 곳곳에 강아지 탄이와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또 강조하고 싶은 글을 굵고 크게 쓰거나 밑줄을 쳐서 한눈에 쏙 들어온다. 김제동의 수다처럼 지루할 틈이 없는 책이다. 뭣보다 김제동식 화법이 그대로 글속에 녹아들어 있어 글을 읽는데 그의 이야기가 들리는듯하다.
‘마음속 하늘에 별이 많아.
마음이 꽃밭 같은 밤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밥도 잘 챙겨 드세요!‘
‘다가오는 여러분의 열대야에
한줄기 소나기같은 안부이면 좋겠습니다.
좋은 여름이시길, 좋은여름이시길, 좋은여름이시길‘
‘봄입니다.
꽃입니다.
당신입니다.‘
짤막하고 간결한 문장들이 마치 나에게 말을 건내는것만 같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고 편견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준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는게 좋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