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간듯
쉼표도 없이 이어지는 시인의 아름다운 문장들,
읽다가 방황하고 길을 잃게 되지만
현실과 사차원의 경계를 넘나들듯 오락가락하다
그 끝에 도달하게 되면
왠지 아무렇게나 자라나 황홀한
자연의 풀숲을 지나온 기분이 된다.





동백을 사랑하는 손연필을 깎아 꽃병에 꽂아 두면 도화지 속에서 하얀 손가락이 돋아 나왔네 흑심이 다 닳아갈 때면 창문 밖으로피어오르는 동백나무들 사각사각 눈 위를 달려오는 꽃잎들 동백정원을 뛰어다니는 말발굽 소리

벽이란 벽은 모조리 너의 환영으로 피어나, 뼈와 뼈사이에 꽃잎이 달싹이고 검은 가지는 벽의 어깨를 감아쥐고 지붕 위로 올라가고, 꽃잎을 입으려고 도화지의 깊은 눈동자가 반짝이네 꽃잎 울림 잠깐이면 돼요 손가락은 바쁘네 태어나기도 전에 우린 서로의 색을 알아차린것일까 붉은 색깔의 물감이 손목에서 흘러나왔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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