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푹푹 나리는 날이면
자연스레 백석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푹푹 내리는 눈,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눈이 되어 내리는 것 같은
그런 날,
백석시인의 시 한편에 괜히 울적해진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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