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손을 놓지 못하고 읽은 책,

​‘나는 이야기를 다 풀어놓지 못하고 망설이는 중이다. 그 일이일어나기 전의 순간에서 이렇게 머뭇거리는 것은 그땐 아직 다른 결과들이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p11‘

남자의 비명이 들리고 그 순간 그곳을 향해 달려가는 다섯 남자, 열기구 속 사내아이를 구출 하기위해 밧줄을 붙들다가 강풍으로 인해 놓치게 되고 끝까지 버티던 한 남자가 추락사하게 된다. 자신이 손을 놓아 남자가 죽은것이 아닐까 하는 충격에 사로잡힌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가 이 소설이 장황하게 시작되는 이유다. 게다가 같은 현장에 있었던 한남자의 종교적인 집착과 사랑하는 여자와의 블편해지는 관계는 주인공을 점 점 더 벼랑끝으로 몰아세운다.

종교적 신념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남자의 잘못된 집착은 그야말로 광기다. 남자와의 일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털어 놓지만 껄끄러운 사이가 되고 경찰에 신고도 해보지만 어떤 위해도 가한적이 없어 보호받지 못해 혼자 외롭게 투쟁하다가 결국 총까지 구하게 되는 주인공, 결국 자해사건까지 벌어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일단락이 되는것 같지만 절대로 멈출 수 없는 남자의 집착과 광기는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오싹해진다. 생각지 못한 반전으로 거창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작가의 센스!

이건 소설이라기보다는 어딘지 심리학 차원의 논문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고의 충격으로인해 진실을 외면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심리와 광기에 이른 종교적 신념으로 인한 잘못된 사랑의 집착 그리고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지만 어느순간 그 믿음이 깨지게 되고 서로가 불신하게 되고 마는 그 모든 것들이 이 이야기속에 담겨 있다. 또한 잘못 오해하고 있는 것의 진실을 알게 된 순간의 반전까지 있어 더욱 이야기가 흥미롭게 읽힌다.

부록까지 소설에 진심을 다하는 작가 이언 매큐언. 초반부터 독자를 어떤 한순간 사고의 현장속으로 끌어들여 점 점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전혀 생각지 못한 이야기로 반전을 더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흡입력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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