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눈앞에 영화의 한 장면들처럼...

우리가 꾸며내기 좋아하는 인생의 첫 장면

나는 브루클린 다리 아래서,
너는 맨해튼 다리 아래서
버려진 소파에 앉아본다
푹신한 천사의 코가 스쳐간 것 같아

인간의 안에는 언제나 신기한 면이 있어
놀라울 만큼의 선의
우연한 악의의 감정
우리는 일찍이 학습했네

테러를 추모하는 공원에도 조롱꾼은 있고
손에 쥔 만화경을 돌리며
천국은 작고 어둡다
그런 말을 떠올렸네

약혼자와 헤어지고서
누군가 네 가슴을 포크로 찍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너는 거대한 케이크 같고

나는 촛불을 후 불어 끄듯이 생각했네 - P22

오늘 나의 하루가 아름다웠다면 누군가의 해변으로 검은모래가 밀려온다는 것

밤은 검고, 검고, 검어서
브루클린, 맨해튼, 빛나는 다리 위로

25층에서 오랜 욕설 전화에 시달린 사람이 기절하거나
승강기를 고치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도 해

영화를 보다 보면 때때로 정말 중요한 장면은
페이드아웃과 페이드인 사이에 있어

요약된 문장 사이로
요약된 사람들 사이로 눈이 내리네

뉴욕, 시티, 빈손을 쥔 사람들이 모이고
또 그만큼의 사람들이 짐을 싸고 떠난 거리

공휴일의 월스트리트는 천천히 재로 물들지

꿈의 무대를 만들던 사람이 떠난 거리로
새로운 메가폰을 잡은 사람이 들어서고 있어 - P23

화려한 뉴욕의 밤거리를 걷다가
검고 반짝이는 구두를 샀네
미숙한 기관사는 정차와 달리기를 반복하고
탭댄스를 추듯 슬픔을 모르는 사람의 발을 살짝 밟기위해서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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