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궁녀들이 나인의 처소에 모여 앉아 듣도보도 못한 아니 들어도 믿지 못할 기이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것만큼 재미난 일이 또 있을까요?

물론 그 시작은 사라진 궁녀때문이지요. 구중궁궐 임금의 허락없이는 사라질 수 없는 궁녀, 궁의 어디에서도 찾지 못한 궁녀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그리고 궁녀라면 꼭 지켜야할 규칙이 있었으니 그 첫째는 고양이매를 조심할것이며 그것의 원래이름을 불러서는 안된다는 것, 그 외에 우물을 들여다보지 말것, 춘향이 놀이를 하지 말것(생소한), 야간에 휘파람을 불지 말것, 손발톱은 해가 떠있을때 깍을 것등 서술하지 않는 18번째 항목을 포함해 지켜야할 19가지 규칙!

어쩐지 더 호기심이 일어서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 괜히 우물도 한번쯤 들여다보고 싶고 휘파람을 불면 진짜 뱀이라도 나오는지 알고 싶고 궁금해서 못참겠으니 무엇이든 알려준다는 춘향이도 불러보고 싶고 인간의 호기심을 채우려는 본연의 심리를 더욱 자극하는 금기사항들! 어쩌면 그래서 궁에서 온갖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는것인지도 모르지요.

하지 말라는 것만 있는것은 아니랍니다.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머리를 풀고 소복차림으로 식칼을 물고 우물을 들여다 보라니요. 이상하게도 금기사항이라면서 한번쯤은 해보라는 듯 애매하게 적혀 있는 것들. 우물은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아무도 없으니 들여다 보지 말라하고 춘향이 놀이는 하지 말라면서 노래를 알려주고 궁녀중에 강씨성을 가진 사람은 없다면서 통성명을 하지 말라하고...

궁녀 규칙조례만 봐도 이렇게나 흥미로운데 그 호기심안에 사는 백희와 노아와 머루와 궁주등의 이야기는 얼마나 흥미진진하겠어요? 참 백희는 좀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서 읽으시길요!

궁궐의 괴력난신에 대한 기담과 괴담을 이야기하는 밤마실에 나도 끼고 싶어지는 책! 아낙네의 풀어헤친 머리결 같은 버드나무가 흐느적거리는 이 가을에 딱 어울리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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