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정원 - 아버지의 사랑이 만든 감동의 수목원, 세상과 만나는 작은 이야기 13
고정욱 지음, 장선환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아주 오래전
오래 오래 전입니다.
그러니깐 30년도 더 되었나봅니다.
어릴적 저의 아빠는 나무랑 꽃을 화단에 가꾸시기를 참 좋아하셨답니다.
그리고는 저더러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꽃밭에서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 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꽃을 심고 나무를 심어본 기억은 없지만
아빠가 심고 가꾸어 놓은 화단에서
이꽃 저꽃 꽃이름을 외우고 나비들을 쫓아 다니고
예쁘고 탐스럽게 익은 열매들을 실컷 따먹었습니다.
이만큼 자라 어른이 된 지금 가만 생각해 보면
아빠 덕분에 꽃이름도 많이 알고 꽃을 좋아하고
어린시절 추억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그림이 있는 정원'의 아버지도 평생을 휠체어 신세를 져야만 하는
아들을 위해 수목원을 가꿉니다.
아들이 나무 한그루 꽃한송이 심지 못하지만
그저 아들의 먼 미래를 위해 정성껏 심고 가꿉니다.
그리고 아들은 노래 대신 그림을 그립니다.
손을 쓸 수 없으니 입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언젠가 그런 구족화가의 모습을 화면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정말 경이로운 장면이었는데...
 
그리고 그 노래를 마져 불러 보고싶습니다.
 
'애들하고 재미있게 뛰어 놀다가 아빠 생각 나서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보며 살자 그랬죠! 날 보며 꽃같이 살자 그랬죠!'
 
가끔 세상속에 묻혀 지내다 문득 예쁜 꽃한송이를 발견하고
그 꽃이름을 불러 볼라치면 어릴적 아빠께 불러 드린 노래 한소절이 기억납니다.
정말 아빠는 꽃처럼 예쁘게 살자고 그랬나봅니다.
아마도 그 수목원의 아들도 문득 문득 자연을 둘러보며
사랑가득 담긴 아버지를 떠올리며 더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일 모레면 이 책속의 주인공들을 만나러 갑니다.
그들을 보면 따뜻한 손 먼저 내밀어 인사 나누고 싶습니다.
어느해인가는 우편함에 구족화가들의 크리스마스카드라며 새해 연하장이라며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원하는 우편물이 들어있었던 적이있었습니다.

그때는 그 손길을 아무렇지도 않게 외면해 버린 나 자신이 참으로 밉기만 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저 그들에게 손내밀어 따스한 온기를 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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