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식당에 가면 로봇이 서빙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 요즘, 멀지 않은 미래엔 정말 나랑 똑 같은 사람 모습을 한 기계인간도 나오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세상이 어느날 물속에 모두 잠기게 된다면? 그런 세상에서 행복했던 날의 기억을 간직한 기계인간으로 다시 깨어난다면?

서울이 물에 잠긴 2057년의 어느날, 바다에서 건져 낸 기계소녀의 잃어버린 기억 찾기와 더불어 미래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소설! 가제본을 대본집 형태로 읽으니 캐릭터들을 맘대로 상상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영원히 안 일어날 수 있으면? 계속 꿈만 꿀 수 있으면? 일어났는데 꿈이 안 잊히면?‘

물속에 잠긴 미래, 산꼭대기와 같은 높은 곳에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사람들, 과거 행복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어 스스로 물속으로 들어가버리는 어른이 있고 좀 더 나은 곳으로 떠나버리는 어른이 있고 어른들 없이 스스로의 삶을 살아내는 아이들이 있다. 먹을 것과 생필품과 그리고 전리품을 찾는 물꾼이 된 선율은 우찬과의 내기에 이길 멋진 전리품을 찾으려 바다속을 뒤지다가 채수호라는 인간의 기억을 간직한 기계소녀를 건져올리게 된다. 과거의 부분적 기억을 잃어버린 수호는 자신의 기억을 찾는걸 도와주는 조건으로 선율과 우찬의 내기에 응하게 된다.

선율과 우찬의 갈등은 목숨을 잃은 한 소녀의 죽음을 방조한 서문경이라는 어른 남자로부터 시작된것으로 오랜 시간동안 풀지 못하고 있다. 잃어버린 4년전의 과거를 찾기 위해 바다속에 잠긴 집을 찾아갔다가 망가져버린 또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기억을 되찾게 되는 수호! 사람이었을때 죽고 싶어했던 자신을 기계인간으로 만든 후 부모와의 갈등을 해소할길이 없어 찾아간 서문경이 자신에게 했던 말들이 고스란히 떠오르면서 4년동안의 기억이 왜 사라졌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의 갈등 또한 풀리게 된다.

‘닿지 못할 행복은 생생한 만큼 슬픔이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은 그대로 남아 후회가 된다. ‘

절망이 집어 삼킨 미래의 서울, 시작부터 어둠속에 잠긴듯한 이야기가 물속에 잠겨 있던 수호의 기억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순간 좀 밝아지는 그런 기분이 드는 진지한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