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살려면 맛있게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보현스님의 손맛이 궁금해서 펼친 책! 맨날 그나물에 그밥상이라 뭔가 좀 새로운 레시피가 필요하던 차에 절간 음식 레시피를 알려주시나 하고 책을 펼쳐보니 사찰음식이 아닌 우리가 보통 집에서 먹는 식재료로 무치고 볶고 튀기고 조리고 전을 부치는 등 일반적이면서도 조금 색다른 음식들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무엇보다 이것이 사진집인가 싶게 정말 잘 찍은 사진들이 책을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책이에요. 봄에 나는 나물등 계절별 온갖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을 그냥 찍어 놓았을뿐인 그 자체만으로도 맛있는 향기와 맛이 느껴지는거 같습니다. 자연에서 나는 것들로 정성스럽게 다듬고 맛깔나게 요리해 잘차린 밥상을 거저 받는 것 같아 힐링됩니다.

˝어제는 어제로 흘려보내고 내일은 내일에 맡기고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에서 깨어있는 것, 오늘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요리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놓는 일반적인 요리책과 달리 그저 짧은 글로 레시피를 적어 간단명료합니다. 또한 살아오면서 깨닫고 터득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에세이가 무언가 깨우침을 주고 공감하게 만듭니다. 드문드문 보현 스님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참 좋습니다.

발에 채이는 질경이로 볶음을 하고 빼빼로 대신 도라지 정과를 만들고 얼갈이로 장아찌를, 거의 매일 먹다 시피 하는 두부로 장아찌를, 주로 볶아 먹기만 했던 청경채로 김치를, 된장으로 미역국을 끓이다니 응용력과 창의력이 정말 뛰어나신 보현스님이시네요.

주변에 널려 있지만 먹는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것들로 혹은 의외의 식재료들로 색다른 맛을 낼 줄 아는 보현스님의 요리에 감동받게 되고 오늘 내가 받은 밥상이 자연의 선물이라는 사실에 공감하게 됩니다.

아직은 식구들 밥상을 차리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보현스님의 이 요리책 한권으로 살맛나고 맛깔스러운 밥상을 받은 기분이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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