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아들고는 턱하니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책의 판형이 큰데다 그 자연의 색이 어찌나 선명하던지 눈앞에 바로 그 자연을 펼쳐 놓은것만 같아서...
요즘은 이렇듯 자연속에서 색을 찾는 책이 종종 출판되는데 이렇듯 강렬하게 자연의 색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또 있을까? 선명한 붉은 색을 들여다 보며 정말 맛날것만 같은 느낌에 침을 꿀꺽 삼키기도 하며 새빨깐 개구리를 보며 너무나 섬뜩한 느낌에 그만 온몸이 마비되어 버릴것 같으며 빨간 새우를 먹으면 나도 그만 홍따오기처럼 빨개질것만 같은 느낌이다.
주황색의 경우 가을을 대표하는 색으로 연상되기도 하는데 활활 타오르는 불타는 나뭇잎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으며 당근속에 베타카로틴이 들었던지 말던지간에 그 주황색이 눈에 띄는건 어쩔 수 없다. 또한 노란색은 정말 밝은 느낌의 색으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느낌이 들며 매번 노란줄무니 덕에 벌에 쏘일까 무서웠던 그것이 파리목에 속하는 꽃등에란 사실에 그동안 참으로 잘도 나를 속였구나 싶은 괴심한 생각도 들지만 그렇듯 살아남고자 하는 동물들의 생존본능에는 무어라 나무랄수도 없음을 안다. 초록잎에 앉은 청개구리! 어쩜 이리도 사랑스런 모습을 하고 천연덕스럽게 초록잎새위에 숨었을까? 사실 어릴적 잎새위에 살짝 앉은 아주작은 청개구리를 발견하면 마냥 좋았는데 그것이 팔딱 팔딱 뛸때면 자연의 색이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을 실감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초록잎새가 가진 광합성을 하는 엽록소와는 다르게 동물에겐 초록색이 아닌 파랑과 노랑이 섞여 우리 눈에 초록으로 보일 뿐이란 사실에 자연의 색은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가 없다. 이렇듯 이 책은 커다란 판형의 아주 강렬한, 자연속에서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색들을 찾아 내어 그 색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파랑 보라 검정 하양 알록달록한 각양각색의 색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놓칠것이 없으며 어느새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숨바꼭질의 술레가 되게 하여 자연의 색을 하나 하나 찾는 재미를 준다. 그리고 아들아이와 나는 자연의 숨은그림찾기 책을 만들어 본다. ohp필름지와 색종이를 이용하여 같은 색의 매직펜으로 투명필름지에 동물을 그려주고 뒷장에는 같은 색의 색종이를 붙여 또다른 자연의 색을 지닌 식물을 그려준다. 그렇게 하게되면 밑바탕 그림속에 가려 보이지 않다가 옆면의 다른색에 의해 드러나게 되는것이다. 새로 알게된 내용도 하나씩 적어보고 물론 다른 자연의 색도 적어보게 하면 좋겠다. 아들아이는 자연과 많이 접하지 못해서인지 파란색의 경우 천원짜리 신권이 떠오른단다. 그럼 생활속의 색으로 제목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아무튼 아이들과 책을 들여다보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한 아주 좋은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