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좋아한다. 그리고 소설도 좋아한다. 취향의 시와 소설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한작가의 시와 소설 한권만 읽는것과 사뭇다른 느낌의 봄여름가을겨울 총 8편의 시와 소설을 뽑아 작가를 널리 알리고자 만든 시와 소설 모음집, 시소! 한권으로 그해의 좋은 시와 소설을 만날 수 있으며 특히 작가와의 인터뷰를 함께 실어 놓아 작가의 목소리를 듣게되는 특별한 단행본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숨긴채 짤막하고 아름다운 단어들로 짐작케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시 한편 한편! 봄여름가을겨울의 모든 시가 그랬다. 그중에 봄의 시, 안미옥의 사운드북이라는 시와 시인과의 인터뷰를 읽으며 더 그랬다.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가 돌림노래처럼 흘러 나오고 아이는 물론 나 또한 제발 잠 좀 편히 잘 수 있기를 바라며 육아에 내 온 마음과 혼을 모았던 그때가 떠올랐다. 시인의 말처럼 낯선존재인 아이를 키우며 나의 다양한 모습에 놀라고 새로 태어난 아이가 자라듯 나 또한 엄마로 새로 태어나 함께 자란다는 시인의 이야기에 새삼 아무것도 몰라 허둥대던 그때가 떠올라 울컥! 시인과의 인터뷰에서 할수만 있으면 그들이 나누는 육아에 관한 수다에 동참하고 싶었다.

‘미조야, 너 그거 아니? 인간을 육체적으로 학살하는 것은 시간이지만, 정신적으로 학살하는 것은 시대야.‘ ---p184

네편의 소설을 읽으며 젊은 작가들의 문장과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에 놀랐다. 짧다면 짧은 단편 소설속에 그렇고 그런 주제들을 전혀 그렇고 그렇지 않은 문채로 작가만의 개성을 담아 써내려간 이야기들이 마치 진짜 이야기인것마냥 실감난다. 열한살 성장을 담은 손보미의 해변의 피크닉은 그때의 나의 성장을 엿보게 했으며 이서수의 미조의 시대는 직장을 구하고 방을 얻는 진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신적으로 학살당하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미조가 참 안쓰러웠다.

최은영의 답신은 편지 형식으로 자매지만 어쩐지 서로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듯한 그래서 결국 상처입히고 상처받고 마는 자신과 언니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신선했고 염승숙의 프리더웨일은 자유롭지 못한 코로나시대의 갑갑한 속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사회의 불평등속에 살아내야하는 그녀의 이야기에 나라도 그녀가 열고 싶어하는 창문을 활짝 열어주고 싶었다.

시도 소설도 참 느낌 좋고 흥미로웠다. 이렇게 다양한 시와 소설을 한권의 책으로 만나고 새로운 취향의 작가를 알아 갈 수 있어 참 좋았다! 올해 시소에는 어떤 작가의 글들이 실릴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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