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 막쓴다, 대충쓴다,끄적인다, 휘갈겨쓴다, 되는대로 쓴다, 그냥 쓴다, 뭐든 쓴다 기타등등
그러니까 쓴다는 모든 의미를 다 갖다 붙여도 말이 되는 문장들이 가득!
때로는 말장난을 하는거 같다가도 어느새 진지한 국면에 빠져들고 또 반전을 주는 글이 참 짤막해서 단순할거 같은데 읽다보면 자꾸 뭔가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듯 생각이 이어지는 이런 글이라니!
게다가 짧는 문장사이로 마치 파노라마처럼 장면들이 펼쳐지는 이 작가의 글,
읽을수록 재미지네!^^

달력 한장 넘겼을 뿐인데 가을이다. 그리고 비 온다.
풍경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고즈넉한 산사와 따뜻하게 우려낸 차 한잔. 댓잎에 부딪히는 빗방울. 눈을 감고 꿈꿀 수 있다. 인간은, 동물도, 아마존의 아추아인들은 꿈꾸는 자의영혼이 몸을 떠나 꿈을 꾸는 동식물의 영혼과 교류한다고믿는다,라는 얘길 읽었다. 그 꿈속에선 모든 존재가 인간의형상을 하고 있고, 그러니까 꿈을 꾸면, 개 짖는 소리가 사람이 말하는 소리이다.
- P12

나는 쓰고자 하면, 온종일 뭘 쓸지 고민한다기보다 종
일에 걸쳐 쓰고 싶은 게 떠올라 고심하는 편이다. 가끔은종일을 넘어, 잠결에도 쓰고 싶은 걸 생각하고(이쯤 되면약간 병 같고), 메모하고, 다시 잠들지 못해 뒤척이며 머릿속으로 여러편의 글을 적어본다. 그럴 시간에 일어나 쓰겠다,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나도 그런 기상을 생각 안해본 건 아닌데,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따라붙는다. 무슨 부귀영화를, 출근도 해야 하는데, 지금 쓰기 시작하면 몇시간이나 쓰려나, 쓰다 말면 아니 쓴 것만 못하고, 다시 잠을 청해볼까, 아! 지금 이 상황을 글로 써보면 어떨까, 비전업 작가의 애환을 알아주세요, 징징대볼까,  - P50

행복에도 크기가 있을까?
행복에 관해 자주 생각하는 요즘이다. 크고 무거운 행복이 아니라 작고 가벼워서 어디든 들고 갈 수 있고, 언제든 버릴 수 있고,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행복. 시시한 생각이지만, 창문을 활짝 열고 방바닥에 누운 채 생각에 생각을잇다보면 이거 꽤 행복한걸‘ 하고 어깨를 으쓱하게 되기도한다. 행복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에 이르노니. 엄청근엄하게 말한다면, 그런 주제를 담은 무수한 글들처럼 듣는 사람의 맥이 탁 빠지겠지? 하지만 맥 빠지는 행복도, 있을 수 있는 행복.
- P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