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사막같은 오늘, 나태주 시인의 시집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를 읽으며 뭉클해집니다.

평소 풀꽃 시를 좋아해서 꽃관련 포스팅을 올릴때마다 자주 인용했던 시인 나태주의 사막과 낙타를 테마로 한 시집! 쌀쌀한 가을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지금 이 계절에 딱 어울리는 시집이에요. 어쩌면 그보다 좀 더 시린 마음에 어울린다고 해야할까요?

그 드넓은 사막에 한번쯤 가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그런데 오늘처럼 마음이 모래알을 하나둘 세고 있는것 같은 이런 날엔 진짜 내 마음이 사막같은 기분이 듭니다. 갈까말까 망설이던 마음을 안고 떠난 휴가지에서 결국 시아버님의 위급 소식을 듣고 모든 휴가 계획을 취소하고 돌아와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다급한 상황에 놓이고 보니 진짜 막막한 사막 모래밭에 서 있는 기분이거든요.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커다란 눈동자를 굴리고 있는 낙타가 된 기분 말이죠! 어쩌면 그런 내 마음을 이렇게 짤막한 시로 다 적어놓았는지 나태주 시인이 막 내 마음속에 들어앉아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그리고 연이어 펼쳐 든 시에 또한번 마음이 내려앉아버립니다. 의식도 없어 더이상 병원에서 치료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신 시아버님을 코로나로 면회도 간호도 할 수 없는 요양병원에 모셔 놓고 왔거든요. 대신 아파줄 수 없는 건 물론 떨리는 손도 잡아줄 수 없고 헛소리도 들어줄 수 없는 이런 상황에 놓인 채 그저 기다리기만 해야하는 심정이 되고 보니 곁에 있어 줄 수만 있어도 참 다행이겠다는 부러움마저 드는 시 한편!

실크로드 여정을 담은 에세이에서 만나게 되는 사막과 낙타의 모습들을 통해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봅니다. 젊어서는 자식들 뒷바라지 하시느라 고생하시고 늙어서는 병마에 시달리시며 앙상하게 마르시던 시아버님 모습을 떠올리니 사람들 실어 나르느라 털이 숭숭 빠지고 앙상해진 낙타와 정말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보다 더 메마른 사막위에서 막막해하고 있을 시아버님이 좀 덜 힘들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와 에세이를 한편씩 더듬어보게 되네요.

책커버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생각에 벗겨서 펼쳐보니 한장의 포스터가 됩니다. 사막의 모래알을 세는 것 같이 막막한 오늘 하루, 내 마음을 헤아려주는 거 같은 시집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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