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을 비롯해 60년대의 시대상과 사람들의 삶과 애환과 일탈을 담은 김승옥의 단편소설집!
더클래식 한국문학 컬렉션 첫전째 저자 싸인본 김승옥의 무진기행에는 무진기행을 비롯해 총 12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다. 언젠가 읽었던 무진기행은 작가의 풍경에 대한 묘사와 감각적인 문체가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된 무진기행 또한 작가의 문장에 다시 반하게 된다.
무진기행, 아내를 잘 만난덕에 출세길을 달리던 한남자가 어쩔 수 없이 쫓기듯 다시 가게 되는 무진으로의 여정이 마치 꿈인것 같기도 하고 혹은 하나의 여행기 같은 느낌이 들게도 한다. 무진으로 들어서면서 발견하게 되는 무진이라는 이정표는 일상의 짜여진 틀에서 벗어나 어떤 일이 다가올지 모를 불안감과 동시에 어떤 설레임이겠지만 떠날때 다시 발견하게 되는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이정표는 일탈에서 무사히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이 들게도 한다. 특산물이 없다는 무진의 안개를 특산물이라 여기고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밤하늘 반짝이는 수없이 많은 별들을 떠올리고 밤새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던 그 시간을 밤새 죽어간 여자의 임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 여기는 등의 문장들이 무척이나 감각적이다.
서울 1964 겨울편에서는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세남자가 하룻밤에 겪게 되는 이야기로 정말이지 김승옥 작가의 엉뚱함과 예민한 감각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대학원생이면서 부잣집장남 안형이 가난뱅이 김형과 1964년의 겨울 서울의 밤거리 선술집에서 만나 나누는 이야기는 마치 선문답같다. 파리를 사랑하느냐거나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느냐같은 엉뚱한 질문에 엉뚱한 답을 하는 와중에 아내를 잃고 시체를 팔아버려 죄책감에 빠져있는 남자까지 끼어 세남자가 서울의 겨울 밤거리를 방황하게 된다. 아내를 판 돈을 여기저기 흥청망청 소비하고 결국 여관방에서 아내를 따라 죽어버린 남자를 멀리 벗어나려 도망치듯 떠나는 두남자! 문득 삶과 죽음이 누군가에게는 같이 죽을만큼 고통스럽지만 누군가에게는 벗어버릴 짐같은 걸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다.
차나 한잔이라는 단편은 어쩌다 신문에 만화 연재로 밥벌이를 하던 한남자가 더이상 신문에 연재하지 못하게 된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이야기로 요즘같은 시대에도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다. 좀처럼 만화의 소재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남자는 결국 차나한잔 하자며 잘리는 신세가 되는데 다른 일자리를 찾아 그와 함께 차나한잔 하게되는 상황까지도 결국 슬픈결말에 이르게 된다. 차나 한잔 속에 담긴 의미를 성토하기에 이른 이 남자의 불평이 결코 우습지만은 않으니 할일없이 차나한잔 하자는 이야기를 함부로 해서는 안되겠다는 그런 생각까지 하기에 이른다.
어느시대에나 사람들의 삶에는 슬픔, 고통, 불안등등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인간을 이끌고 있다. 총 12편의 단편소설 하나하나에 시대의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듯 일상에서 탈출을 꿈꾸는 우리네 삶을 고스란히 담은 김승옥의 단편집 무진기행으로 코로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일상에서 탈출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