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라고 하면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가 먼저 떠오른다. 시인의 시속에 등장했던 그 이름의 강렬함을 오늘 나는 책에서 다시 접하며 나 또한 여자로 살면서 내속에 잠재되어있던 어떤 목소리를 듣는듯하다.
버지이나 울프 하면 가장 대표적인 책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과 소설‘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던 글과 잡지에 기고한 글을 에세이로 발전시켜 낸 책이다. 늘 들어오던 책 제목이어서인지 그동안 한번쯤 읽어봤을거 같은데 (아마 다들 그럴듯) 실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목부터 강렬한 이 책이 어떤책인지 전혀 몰랐던 나는 책을 읽으며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여성으로 제약받고 살았던 시대의 버지니아 울프가 그 시대가 여성을 어떻게 취급하고 홀대하고 억압했는지를 여성으로써 목소리를 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성이 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성으로서 소설을 쓴다는 것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식의 설명을 하거나 직접적인 어떤 답을 주는 글이 아니다. 여성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뒷받침과 자기만의 방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여성으로 억압받던 시대상을 하나하나 들추어 내면서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남성만 들어갈 수 있었던 잔디밭을 우연히 들어가다가 쫓겨나게 되는등의 여러가지 여성으로 제약받았던 상황들을 들어 이야기하고 도서관이나 박물관등에서 여성으로 느끼는 것들을 반어법을 활용하고 은유적인 문장으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다음 날, 10월 아침의 햇빛이 커튼을 땐 창문 사이로 먼지투성이 빛줄기를 들여보냈고 거리에서 붕붕거리는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무엇보다 깜짝 놀란건 버지니아 울프식 문장들이다. 어떤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눈앞에 보이는듯 표현하는가 하면 은유나 비유적인 표현을 하는데도 직설적인 느낌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자칫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헷갈릴수도 있지만 문장을 끝까지 쫓아가다보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또한 억압받던 한 시대를 살았던 여성으로써 정말 많은 질문을 하는 책이기도 하다.
여성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란 편지봉투에 주소나 쓰고 노부인에게 책이나 읽어주고, 조화를 만들거나 유치원 아이들에게 알파벳 노래를 알려주고 받는 몇푼이 고작이었던 그 시대에 버지니아 울프는 고모에게 얼마간의 유산을 지급받게 되는데 그런 경제적인 도움이 여성에개 어느정도로 도움이 되는지를 강력하게 이야기한다. 또한 독립된 공간을 갖지 못한 그 시대에 여성의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이야기한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여성이라서 남성과 달리 차별받는것에 대한 불평이라기보다 여성으로 당연한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함을 강조하는듯이 여겨진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목소리로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책!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사는 이 시대의 수많은 버지니아 울프들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