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소설 참 좋아라하는데 역사와 과학이 접목된 이야기라면 왠지 더 흥미롭게 읽힌다. 첫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마지막페이지를 넘길때까지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되는 스팩타클하고 다이나믹한 미스터리 소설!
지금으로부터 40년뒤의 2061년은 이도문자를 쓰는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 이도문자라하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글의 시초인 세종이 만든 글자를 뜻한다. 세종 이도의 문자는 인간은 물론 동물과 자연을 넘어 기계까지도 사용이 가능한 문자로 세계 그 어느 문자와도 비교 불가한 문자다. 하지만 정작 그 저작권을 가진 한국은 망하고 뿔뿔히 흩어져 세계를 떠도는 시대, 또한 기계와 인간이 결혼을 해 낳은 혼종이 세계를 지배하고 극에 달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류 멸망을 눈앞에 둔 시대, 이 모든걸 바로잡기 위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불가피! 그 임무를 맡은 시간탐사자 심재익!
핵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상실감이 큰 심재익에게 시간탐사를 통해 가족을 되찾을 수 있다는 솔깃한 이야기는 그를 1896년의 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만든다.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인공지능이 쓰는 이도문자의 시작인 훈민정음해례본을 소각하는것과 코로나바이러스의 원형을 봉인하는 것, 물론 심재익의 반대편 시간탐사자도 있다. 그에 맞서는 임무를 맡게 되는 이수지는 심재익과는 정 반대의 삶을 살아온 탈북자로 그녀는 강마사를 숙주로 코로나 팬데믹의 원형을 지키고 심재익을 죽여야하는 미션을 받게 된다.
1896년의 조선에 병원을 설립한 유애덕에 의해 교육받고 간호사로 살게 되는 강마사는 어느날 놀이패에 빠져 남자를 만나 사랑하고 그 남자를 잃고 복수를 행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내는 과정중에 이수지를 접하게 된다. 과거의 인물 유애덕과 강마사 그리고 미래에서 온 이수지 세여자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게 읽혔다. 그녀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복수등등 이 소설속에서 따로 떼어놓고 봐도 좋을 정도의 스토리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좋을 정도로 재밌는 소설이다.
˝ 이 세상은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해주는 그 경지를 향해 힘차게 뻗어가고 있어. 왕과 양반만 사람이아니야, 평민도 여자도 노비도 온전한 사람이야. 오랑캐도 온전한사람이야. 동물도, 나무와 흙과 바람과 강물도 모두 말을 할 줄 아는 온전한 사람이야. 천지자연의 말은 우리의 말과 똑같아. 글자로 적을 가치가 있는 온전한 사람의 말이야. 이 세상이 세워지고 무너지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말을 주고받는 그 작고 하찮은 일에 달려있어. 사람과 사람이 말을 하며 나누는 겸허한 사랑이야말로 모든힘 중에서 비길 것이 없을 만큼 강하고 무서운 힘이야. ˝
세종이 정말 이런 말을 했을까? 그저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 쉬워서 특별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우리가 쓰는 한글에 천지자연의 만물들과 소통하고 사랑하는 힘이 담겨 있다는 사실 말이다. 문자를 그저 기록으로 남기기위한 도구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세종의 이야기를 듣고 확장되는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정말로 미래에는 우리 글이 세계를 지배하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줄 자산이 되어줄거 같은 기대감이든다. 그래서 심재익은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심재익을 죽여야하는 이수지는? 결말은 역시 책을 통해서 확인해보는게 좋겠다. 그들의 선택으로 지금 우리의 삶이 이어져 오고 있으며 지금 우리의 선택으로 앞으로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라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이야기하는 책들을 종종 만나지만 이토록 미래지향적으로 세밀한 과학적 접근을 한 이야기는 처음이다. 그냥 재미로 읽는 소설로만 여겨지지 않는 무척 전문적인 글들을 접하면서 이해가 잘 안되는데도 이해하고 싶어지는 이런 소설이라니!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앞으로 미래의 세상은 정말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미래의 해답은 바로 지금 여기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