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유럽여행중에 잠시 머물렀던 포르투갈의 포르투와 리스본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여행지였다. 해외여행을 하게 된다면 다시 또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포르투갈인데 그곳의 오래된 집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나니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얼른 펼쳐본다.

포르투갈 남자와 결혼을 하고 포르투갈의 오래된 집에서 가정을 일구며 살아가는 저자의 포르투갈에서의 삶을 담은 에세이 느릿느릿 복작복작! 단순한 여행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라 포르투갈의 문화와 생활방식과 역사가 숨쉬는 오래된 집에 살아가는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부모님의 부모님의 부모님때부터 살아오고 이제는 자신이 아이들을 낳고 살아가는 포르투갈의 오래된 집의 풍경이나 삶은 어떤걸까?

우선은 포르투갈과 한국의 생활 방식과 문화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어디서나 그렇지만 그 나라만의 삶의 방식들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만나면 서로 악수를 하거나 그저 묵례를 하지만 포르투갈은 서로 뺨을 부비며빰키스로 인사를 한다. 또한 우리는 각각 부르는 호칭이 따로 있지만 포르투갈은 위아래없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게다가 김치 냉장고는 우리 나라에만 있는거라는 사실과 쉽게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우편물 또한 쉽게 부칠 수 있는 우리와 달리 포르투갈에서는 직접 장에 가서 식재료를 사다가 음식을 만들어 먹고 큰 우편물은 부치는 과정이 무척 복잡하다는 사실, 또한 행적적인 처리가 빠르지 못해 답답한 면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무엇이든 빨리빨리 해야하는 조급한 우리와 달리 느릿느릿 살아야하는 포르투갈의 문화와 삶은 답답한 면도 있지만 여유가 있다는 사실!

포르투갈의 오래된 집에는 그 집안만의 내력이 숨쉬고 있다. 주인을 닮아가는 집안 곳곳에 손때 묻은 갖가지 물건들에는 그 물건마다의 이야기가 살아 숨쉬고 있으며 그 집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추억 또한 고스란히 남아 있어 할 이야기가 넘쳐난다. 언제부터 물려받아 쓴지 모를 오래된 장난감들은 또다시 대를 이어 아이들에게 즐거운 놀이를 제공해주고 천정에 매달린 식기들에도 사연들이 가득하고 손으로 직접 짠 레이스와 쿠션커버, 독특하고 이쁜 그릇과 빛바랜 포스터와 그림들, 가족사진등등 글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박물관을 연상시키지 않을수가 없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한가족 이상의 삶과는 너무 멀어져 있고 게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자주 이사를 다녀야하니 오래된집이란 넘 먼 이야기인것만 같다.

책을 읽으며 포르투와 리스본에 머물던 오래된 집을 떠올리게 된다. 파란 타일의 아줄레주가 이뻐서 자꾸 눈길이 가고 집뒤로 레몬이 주렁주렁 열린 레몬에 침을 삼키고 올리브에 매일 와인을 즐겼던 잠깐이지만 그곳에서의 여유로웠던 시간들이 그리워지는 책! 포르투갈의 오래된 집을 둘러싼 자연과 동물과 마을등등 정말로 이런 집과 마을에 잠시만이라도 머물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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