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 누군가의 삶이 사라지지 않고 고스란히 남게 되는 침묵박물관! 그 침묵박물관엔 어떤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을까? 만약 내가 죽게 된다면 나의 유품은 어떤것이 될까?
어느 노부인으로부터 박물관 제의를 받고 마을을 찾아온 박물관 기사, 박물관에 전시될 품목이 노부인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수집한 죽어간 사람들의 유품이라는 사실과 앞으로 죽을 사람들의 유품은 자신이 직접 수집해야한다는 사실에 당황하게 된다. 왜소하고 늙은 노부인의 괴팍한 성정에 놀라기도 하지만 따듯하게 격려해주는 소녀와 대를 이어 일해온 정원사의 도움을 받아 박물관 유품 정리와 수집을 차근차근 진행하게 된다.
˝내가 찾는 건 그육체가 틀림없이 존재했다는 증거를 가장 생생하고 충실하게 기억하는 물건이야. 그게 없으면 살아온 세월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리는 그 무엇, 죽음의 완결을 영원히 저지할 수 있는 그 무엇이지. 추억 같은 감상적인 감정과는 관계없어. 물론 금전적인 가치 따윈 논외고.˝
노부인이 처음 유품을 수집하게 된 이야기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다. 아직 어린 열한살의 나이에 눈앞에서 정원사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의 물건을 몰래 훔치면서 시작된 유품수집! 그저 죽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거나 추억이 담기거나 한 물건이 아닌 그 사람의 생을 대변해주는 물건이어야 한다는 사실에 박물관 기사는 유품수집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소녀와 함께 마을을 돌아보고 죽은자의 소식을 듣고 달려가 유품을 하나둘 수집하게 되면서 점점 침묵박물관 설립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노부인의 유품수집이 그러하듯 어느날 마을에서 벌어진 폭파사건으로 침묵수도사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기사의 유품수집은 본격적으로 시작 된다. 더불어 마을에 여성의 유두를 도려내는 연쇄살인범이 다시 등장하고 형사들이 박물관 기사의 행적을 의심라고 추궁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긴장감이 고조된다.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형에게 늘 편지를 써 보내지만 답장을 보내오지 않는 형에 대한 원망 또한 깊어지는데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갖게 하는 장치다. 유품수집과 연쇄살인뿐 아니라 소녀와 정원사 그리고 침묵수도사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 소년과 형에 대한 이야기등이 적절히 잘 버무려져 점점 클라이막스에 달하게 되는 이 소설!
범상치 않은 노파의 유품수집 이야기와 마을의 연쇄살인과 주인공의 유품수집까지 이야기의 긴장감이 점점 더 고조되면서 반전의 묘미까지 빼놓지 않는 오가와 요코의 침묵박물관에서 잠시 생의 의미를 돌이켜 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