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무엇이 당신의 길을 찾아주는가?
시로 빚어진 책은 사랑과 존재와 삶의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이정표이므로, 내가 그러했듯 그대들도 말과 글의 밀림 속에서 사람을, 사랑을, 나아가 삶을 캐며 서서히 그 길을 걸으시길 바란다.
책 제목마저 무척이나 낭만적이면서도 인문학적으로 들리는 ‘내가 사랑한 시옷들‘의 저자는 혼돈의 시간, 묵혀 두었던 명시들을 읽으며 길을 찾는다고 한다. 들어가는 말의 문장들에 꽂혀 나도 모르게 책장을 스르륵!
저자는 사랑과 존재 그리고 삶이라는 세가지 테마로 나뉘어 시를 소개하고 있다. 시인들의 사진을 스케치로 실어 간략하게 약력을 소개하고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한편을 영문과 한글로 소개하며 나아가 영시로 배우는 영어라는 코너를 두어 영문법을 알려주고 있어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무척 도움이 될것 같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역시 영시한편과 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짧은 글이다. 시는 시대로 느낌있게 다가오는데 그 시를 읽고 어떤것들을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맛깔스러운 문장으로 담아내고 있다. 시는 누구에게나 읽히지만 읽는 사람 개개인에 따라 그 느낌이 참 다르다. 나의 느낌에 저자의 느낌을 덧붙여 좀 더 폭넓게 시를 받아 들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준다.
<사랑이 그대를 사로잡기를 >
-앤 마이클스
산을 넘을지라도 그대 앞에서 길이 늘 열리기를.
샴페인 케이스를 들고 밤거리를 걷는 일들이 계속되기를.
동물들과 늘 더불어 살고 소들과 까마귀들에게 노래해주시기를,
가장 사랑하는 이들과 잠자리에 누워 늘 책을 읽으시기를.
난파할 때조차, 일순 번쩍이는 번개가 그대 얼굴에 번뜩이는 기쁨의 빛을 드리우기를,
강물 속을 자유로이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절망의 낚시 갈고리를 피하시기를,
발가벗음이 그대 최상의 가식이 되기를.
산사태를 당하는 가뭄을 겪든 가족 같은 친구들이 서로를 계속 구하기를,
그대가 맹렬함과 관대함을 늘 아시기를.
그대는 계속해서 저항을 외치시기를.
그 이야기가 시작될 때 말똥말똥 깨어 계시기를,
한 순간도 한 호흡도 결코 낭비하지 마시기를,
시간의 흔적이 결코 그대에게 새겨지지 않기를.
첫동이 틀 때에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으시기를.
그리고 사랑이 그대를 사로잡기를,
기원합니다.
코로나19로 요즘 한창 힘겨온 시기에 가장 인상적으로 와닿는 시는 마지막 앤 마이클스의 ‘사랑이 그대를 사로잡기를‘이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힘을 주는 시인것만 같다. 어서 일상으로 돌아가 사랑에게 사로잡히기를 희망해보며 집콕에 좋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