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할까? 어떻게 살아갈까?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라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맞닥드리게 되는 생의 질문들!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화가 최종태의 삶의 여정을 담은 책!

길상사에 가면 일반적으로 보는 불상과는 느낌이 다른 약간은 성당의 성모마리아상 느낌이 나는 깔끔하고 단아한 관음보살상을 만나게 된다. 그 조각작품이 천주교인 조각가 최종태 님의 작품이라는 이야기를들은 적이 있다. 불교 신자도 아니면서 보살상을 조각한 이분이 누구일까 궁금했었는데 오늘에서야 ‘최종태 그리며 살았다‘책으로 그분을 만나게 되었다.

˝사람들은 갖가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거기가 거기이다. 세상이라고 하는 공통의 분모를 안고 살아가는 때문이다. 진리를 찾아가는 길에는 종점이 없는 성싶다. 인생은 너무 짧고 예술의 길은 끝이 없다.‘
​----책머리에

평생 소녀상만 그린다는 최종태 화가, 책머리에서부터 조각가의 평생의 삶이 함축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평생을 고통스럽게 했던 본대로 느낀대로 그리는 것에 대한 고뇌와 갈등의 무거운 짐을 미수의 90이 되어서야 내려놓고 스스로가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러기까지의 삶의 여정과 혜안을 얻게 된 섬광같은 순간의 이야기와 더불어 직접 알고있거나 작품으로 만난 다른 화가들에 대한 자신만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화가가 들려주는 화가들에 대한 그만의 생각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먹으로 사람의 형태를 표현하면서 글을 쓰는 수묵화가 이응노 화백의 감방살이에서 탄생한 밥풀그림, 세상이 정의롭지 못한데 대한 화를 표출하기 위해 시커먼 작대기만 그려대던 윤형근 화백의 독립운동가적인 기질을 삶에서 엿보게 하고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의 그림속 숨은 뜻을 알려주려한다. 서양의 화가 자코메티와 피카소, 한국의 불교조각과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한국의 미술을 돌아보며 미래를 이야기한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내내 글만 등장해서 이분이 화가가 아니라 작가인가 싶겠지만 책의 중간쯤 도착하게 되면 단순하면서 순박하고 마음이 깨끗해지는 그의 그림과 조각작품을 만나게 된다. 마치 화가의 삶의 어느순간 자신의 작품이 일렬로 줄을 세워지면서 탁하고 느낌이 왔다는 그 순간을 보여주는 듯한 구성이다. 부러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림을 보면서 한순간 모든 고뇌와 시름에서 놓여지는 기분이 된다. 아웅다웅 세상살이가 다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으니 그저 욕심을 버리고 순리대로 살아가라는 듯!

​미수의 나이, 90이 되면 그의 혜안을 얻을 수 있을까? 본대로 느낀대로 그릴 수 있게 된 그의 삶의 여정이 책한권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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