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나도 모르게 잃어버리는 것들이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무얼 잃어버리고 살았는지, 지금은 또 무엇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게 한다.

저자의 삶을 관통하는 상실 그리고 누군가 잃어버린 물건들을 찍은 사진! 이 두개의 테마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하나의 이야기로 탄생한 책이다. 저자의 살아 온 이야기가 진지한 편이어서 마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분명 비슷한 고민과 상처와 슬픔을 누구나 하나이상은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무게감을 조금은 함께 짊어 질 수 있게 되는 책이다.

바람따라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검은 비닐봉지, 누군가 잃어버린 1000마리 학중에 항마리, 누군가 날려 바닥에 떨어진 종이 비행기, 잃어버린 열쇠, 부러진 안경, 텅빈 병, 여행가방, 겉옷, 티비등등 세상에는 주인을 잃고 멍하게 그자리에 멈춰버린 물건들이 많다. 그처럼 저자의 삶은 딸을 떠나보내고 남편과 이별하고 아들을 독립시키면서 그 자리에 멈춘듯 삶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과거를 숨김없이 글로 털어 놓음으로써 무게를 덜어내는듯 하다.

사랑의 유통기한이 다 된듯 남편과 결국은 이별을 결심하고 백혈병으로 딸을 떠나 보내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들을 자퇴시키고 호주로 유학을 떠나 보내 강제적 독립을 시키고 저자는 자신의 길을 더듬어 찾아나가고 있다. 어린시절엔 아버지의 폭력이 싫어서 대학 입학과 함께 독립했으며 대학 캠퍼스에서는 민주화를 외치고 남편을 만나 사랑하고 의지했으며 아들을 낳고 딸을 낳고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 갈거 같았지만 불숙불숙 삶의 고통이 덮쳐와 저자를 괴롭히고 있다. 자신을 잃고 살아가던 긴 터널같은 시간을 지나오는 저자의 이야기에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2부의 스스로를 깨기위해 방랑처럼 여행을 하면서 여행지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끼는 이야기는 이제 저자가 진정 다시 태어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분명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있다. 그런데 바쁜 삶에 치여 그게 무엇인지 모르고 그로인해 벌어지는 힘겨운 지금의 삶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려 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 스스로 스 그틀을 깨고 점점 잃어가고 있는 나를 다시 추스를 수 있기를 희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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