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사진찍고 시쓰고 글쓰는 작가 시린, 그가 들려주는 제주에서의 일상과 글과 시가 멋진 사진과 함께 추억이 스미듯 가슴 저 한구석으로 스리슬쩍 밀려드는 책!

제주로의 여행을 할때면 제주의 속살을 느끼기 보다는 잠시 힐링하고 오는 일이 다인 나에게 제주에서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담은 글과 사진은 늘 관심의 대상이다. 언제부턴가 제주에 가면 맛집과 관광지보다 하루 이틀이라도 온전히 그 마을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고 있는데 그런 내게 저자의 제주의 일상과 속살과 나는 모르는 것들을 담은 사진과 글은 제주살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책을 펼치자 마자 심쿵한 사진을 만나 한참을 머무르게 된다. 내가 익히 보았던 그 제주의 노을도 이렇게 시리도록 아름다웠던가? 이 책의 장점은 사진 한장이 주는 마음의 여유 그 이상이다. 사진이 등장할때면 그저 가만히 바라보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섬살이를 하는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도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아무렇게나 찍은듯 멋스러운 사진과 무작정 쓴것 같은 시마저도!

꽃이 피어서 봄일까.
산꼭대기 눈도 마저 녹아 눈물 흐르니 봄일까.
꽃이 피지 않아도 봄은 온다.
봄이 오자 않아도 사월은 온다.

시 한편이 때로는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사진속 풍경을 보며 잠시동안 침묵해 보게 됩니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나고 푸른 물이 출렁이는 파도 소리가 들리고 물속에서 전복따는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누가 뭐라건 자신이 좋은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덧붙여 시도 한편 읊을 수 있게 하는 제주!

책을 펼치면 제주가 눈앞에 펼쳐진다. 봄이 오기전에 피었다 지는 무덤위에 피는 너븐숭이를 만나고 귤맛이 난다는 귤꽃도 먹어보고 청보리가 누렇게 익어버린 길도 걸어보고 귤이 주렁주렁 열린 마을길도 걸어 보고 이끼에 햇살이 숨어 있는 물기 가득한 숲길고 걸어 보고 하늘하늘 반짝이는 억새의 손짓에 따라 길에서 시간을 흘려보내고 팽나무를 보며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쳐도 보고!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삶속에 스리슬쩍 끼어 보게 되는 제주 그 이상의 제주살이! 그저 좋은데 이걸 어떻게 말로 다 할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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