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지만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이 될때가 많다. 그런데 이 저자는 자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가 어딘지를 안다. 여행을 다녀오고 또 여행을 가고 싶어지면 바로 여행지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어버리는 유튜버 슛뚜의 리얼여행이야기에 홀릭하게 되는 이 책, 곁에 두고 틈틈이 들여다 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

일상을 벗어나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왠지 여유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거 같지만 여유는 그런데서 찾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슛뚜의 여행서를 읽으면 알게 된다. 돈을 많이 들여서 좋은 호텔에 묵고 비싼 음식을 먹고 쇼핑을 하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의 숙소를 잡고 도심을 가로질러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뚜벅이 여행을 하는, 스스로 여유를 만들어 만끽할 줄 아는 진짜 여행이야기가 가득하다.

​생애 첫 장기여행이야기를 시작으로 좋아서 몇번이고 가게 되는 나라들과 그곳에서 만난 낯선 일상과 친구들, 당황스러웠던 순간들과 도움을 받았던 순간들, 길을 헤매거나 잃어버리거나, 때로는 혼자서, 또 때로는 친구와 함께하며 느꼈던 그때의 느낌들을 그대로 담은 여행에세이! 거기에 그순간을 고스란히 담은 사진들까지 더해지니 여행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이 아쉬움으로 밀려오기까지 한다.

‘몇 번째 맞는 마지막이지만 이제 막 익숙해지려고 하는 도시를 떠나는 건 여전히 아쉽다.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는 설렘과는 별개의 문제다. ‘

저자의 첫 장기여행을 계획하고 도착한 런던에서의 기대반 걱정반이었던 그 설레이면서도 불안한 순간들, 나또한 딱 그런 심정으로 런던에 첫발을 디뎠던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카우치 서핑을 하며 세느강변을 걷고 멋진 에펠탑을 추억하는 프랑스 파리에 대한 여행이야기는 나에겐 그닥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그 파리와 너무도 달라서 다시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들었으며 포르투칼 포르투의 아름다운 도우루강변 풍경과 저렴한 물가 그리고 시티투어 버스 이야기는 완전 공감! 스페인 시체스 해변에서의 추억은 와인 따개가 없어서 병째 나팔을 불며 해변의 풍경을 마시듯 와인을 마시던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에서는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데 여행만 오면 왜 이렇게 마음의 담벼락이 허물어지는 걸까?
낯가림도 심하고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나도 모르게 처음 보는 사람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주고받다니, 여행이 주는 힘은 참으로 신기하다.‘

그렇다. 이상하게 낯선 나라에 여행을 가면 낯선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하게 되고 별 쓸데 없는 이야기까지 하려 든다. 우연히 동행하게 된 일행과 여행 내내 함께 하게 되는가 하면 게다가 낯선 곳에서는 따뜻한 친절까지 덤으로 얻게 되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도 멋진 추억의 장소가 되고 물건을 잃어버려 발을 동동 구르다보면 그곳의 누군가 선의를 배풀어 도움을 주고 기차표를 잘못 샀는데 일등석 기차표를 선물받기도 하고 문이 잠겨 꼼짝도 못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문득 대마도 여행에서의 교통사고를 내일처럼 나서서 도와주었던 지나가던 사람들과 숙소 주인이 생각난다. 낯선 곳에서는 누구나 천사가 되는지도!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완벽했다. 온통 하얀세상 아늑한 숙소, 좋아하는 친구들, 맛있는 음식…‘

우리는 늘 무언가 부족한 느낌을 받는다. 열심히 사는데도 나만 뒤쳐지는거 같고, 풍족한데도 무언가 빠진거 같고, 이렇게 사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기대반 걱정반인 여행지에서는 갑자기 내린 폭설에 꼼짝 못하게 되었는데도 행복을 느끼게 된다. 파란 니스 해변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는데 한참이 지나서야 다른 곳이었음을 알게 되는데도 멋진 추억이 되고 카우치 서핑 숙소의 주인이 너무 무뚝뚝해서 부담스러웠는데 오히려 핫스팟에서의 추억을 선물 받기도 한다. 버스를 잘못 내려 걷던 추억이 너무 좋아서 일부러 한정거장 전에 내려 걷기를 서슴치 않게 만드는 여행의 행복한 순간들! 그 순간속에는 좋은 친구가 있고 뜻하지 않은 멋진 풍경이 있고 맛난 먹거리가 있다는 사실!

​여행유튜버 슛뚜의 브이로그를 만날 수 있는 페이지도 담겨있다. 글로 읽는 것과 동영상으로 만나는 것은 각각 별개의 즐거움이 있는데 멋진 사진과 함께 글을 먼저 읽고 동영상을 보니 상상만 하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져 즐거움이 배가 된다. 여유가 생겨야 하는 여행이 아닌 여행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 지금 당장 티켓팅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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