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보라섬, 꿈의 여행지 혹은 신혼여행지로 손꼽히는 보라보라 섬에서의 삶이란 어떤것일까? 지루함이란 눈꼽만큼도 없이 낭만에 쩔어 하루하루가 달콤하고 행복해 죽을거 같은 그런 삶일까?

어쩌다 보라보라섬까지 흘러들어가게 된 저자의 조급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느긋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상 이야기를 담은 이 책!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낭만 가득 로맨스가 가득한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섬에서의 일상이란 바다나 바라보다가 심심하면 수영이나 하고 태양볕에 몸을 태우는 그런 낭만으로만 가득찬 것은 아니다. 섬에서의 삶이란 꿈과는 달리 무척 현실적인 것으로 당장 먹거리를 걱정해야하는 순간도 찾아오고 갑자기 전기가 나가는 상황에도 닥치고 모기 때문에 비행기에 실려 응급실로 날아가야 하는 일마저 감수해야한다. 하지만 한가지 부러운 것은 어디에나 마당이 있는 집이라는 사실!

함께 살던 친구들도 삶에 지쳐 떠나가고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며 남편과 셋이 살아가는 일상은 또 어떻게든 굴러간다. 친구의 부탁으로 잠시 가게를 보러 가거나 동네 아이와 숲 탐방을 하기도 하고 바다에 나가기는 하지만 수영은 못하고 그저 구경만 하지만 타인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그저 내일일을 걱정하지 않은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에 익숙해지는 보라보라섬에서의 일상!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고 때로는 힘들게도 하지만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가족 이야기, 결혼과 아이에 대한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등등 바삐 살지 않아도 얼마든지 살아지게 된다는 사실에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는 지구를 구하는 것처럼 반짝거리는 일이 아니어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잠깐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거나, 그저 지루함을 버텨내는 일이거나,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일이어도 괜찮다. 상대에 따라 전부이거나 혹은 아무것도 아닌 일들. 운이 좋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낼 수도 있는 일들.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쓸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작은 일도, 무의미한 일도 그래서 모두 의미가 있다.” _p57

어른이 된다는건 무얼까? 어른이지만 어른으로 살아가기 벅찬 내게 힘이 되어주는 문장이다. 아무런 꿈이 없어도 반짝이는 일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이야기에 위로를 받게 되고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쓸모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힘을 얻게 된다.

영화를 너무 많이 사랑해서 영화감독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으며 심심하니까 할일이 있어 좋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괜히 공감하게 된다. 그 먼 보라보라 섬에서도 특별할 거 없이 암막 커튼을 치고 넷플릭스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일상이 주는 행복감을 누릴줄 아는 저자의 삶이 무척 부럽다. 심심해서 뭔가 하고 싶은걸 찾고 싶다면 보라보라 섬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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