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시간 동안 내 책장에는 언제나 그녀들의 자리가 있었다. 가로 6센티미터, 세로 20센티미터쯤 되는 그 자리는 여섯 단짜리 책장에서 가장 눈에 잘 띄고 꺼내기도 쉬운 네 번째 선반에 위치하고 있다. 나는 종종 커피 한 잔을 내려 들고 그녀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심심해서, 날이 좋아서,
마음이 울적해서, 혹은 누군가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해서.
이유는 매번 제각각이지만, 상냥한 네 소녀는 언제나 펼쳐진페이지 안에서 다정한 미소로 나를 맞아준다. 그녀들과 함께공상의 성을 둘러보고, 엘렌 트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햇볕을 쬐며 달콤한 쿠키를 맛보다 보면 어느새 책을 펼쳐들때 얻고자 했던 따스한 위로와 소담한 기쁨이(때로는 지극히 실용적인 조언까지도) 내 안에 자연스레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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