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올린카 비슈티차.드라젠 그루비시치 지음, 박다솜 옮김 / 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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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면 남겨지는 버리기도 간직하기도 곤란한 물건을 맡아주는 이별의 박물관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그 박물관에는 어떤 물건과 사연이 보관되어 있을까?

어느 연인이 서로가 이별하면서 소중히 간직했던 물건을 어찌할까 하는 고민에서 서로가 나누고 어쩌고 하느니 보관소에 저장하자는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생겨난 이별의 박물관! 크로아티아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가 각자의 이별에 대한 사연을 담은 전시품들 중 203점의 사연을 책으로 담았다. 어쩌면 내 이야기일수도 우리 가족 이야기 혹은 친구 이야기일수도 있는 아주 특별한 이별이야기에 놀라움과 감동을 함께 느끼게 되는 책이다.

사랑을 속삭이며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거 같은 연인들의 사랑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끝이 나게 된다. 서로가 사랑할때는 좋아하는 감정을 한껏 담아 직접 만든 소중한 무언가를 선물하거나 사랑의 징표와도 같은 물건을 공유하거나 서로를 이어주었던 어떤 물건을 간직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의 감정이 식어 더이상 간직할 수 없게 되었을때 쓰레기통에 버려지기보다 한때나마 사랑했던 진실된 마음이 고이 간직된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세상에 똑같은 사연은 없겠지만 이별 전리품들과 함께 읽게 되는 사연들은 어쩜 이리도 다를 수 있는지 깜짝 놀라게 된다. 사랑할때 함께 공유하던 물건을 이별후 돌려받고 그녀의 안타까운 죽음 소식을 듣게 되는 사연, 한번도 자기 손으로 뭔가를 만들줄 모르던 사람이 손수 만들어준 종이 꽃, 병이 들어 힘겨운 연인의 병상을 끝까지 지켜주었지만 연인이 건강해지자 이별 통보와 함께 돌려둔 커플반지, 함께 세계여행을 하며 데리고 다니자고 했던 인형, 장거리 연애중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주고 받았던 편지(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깃털 편지라니!!)등등 애틋함은 물론 감동은 덤이다.

연인들의 사랑에만 이별이 있는건 아니다. 엄마와의 이별, 애증 어린 아버지와의 이별, 친구와의 이별등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이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된다. 십자말풀이를 즐겨하던 아버지가 다 풀지못하고 남기고 간 십자말풀이, 친구같은 엄마의 애장품, 애증 가득한 아버지의 선물, 동성과의 사랑에 대한 시선을 견디지 못해 이별한 연인과의 애장품, 전쟁 중에 썼지만 전해주지 못한 러브레터, 바람난 남자의 포르노 잡지, 사랑하는 이에게 받은 호신용 무기등등 정말 이런것도 있네 할 정도의 물건들이 가득했다.

사랑할때는 그 누구보다도 열렬히 사랑했을 세상 모든 이들의 이별의 박물관! 무척 의외의 사연도 여럿 있지만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 문득 버리지 못한 물건이 있다면 이별의 박물관에 보내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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