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부끄럼과 수줍음을 많이 타던 조카가 있다. 사촌 언니 오빠들과 노래방에 가도 구경만 할뿐 노래 한소절 부르지 못하던 조카가 어느날 힙합댄스를 배우러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기억이 난다. 학교 수업을 마치기가 무섭게 댄스 스튜디오로 달려가 춤만 추고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 녹초가 되는데도 다음날 또 달려가는데다 주말엔 거의 살다시피 한다는 그 조카가 다니는 댄스학원이 바로 이 리아킴의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그래서 더 관심있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칼같은 단발머리가 인상적인 리아킴이라는 댄스안무가를 나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책 표지만 보고도 힙합댄스로 유명한 사람이라며 누군지 단번에 알아보고는 알은채를 한다. 아직 30대의 젊은 나이인데 그녀는 어떻게 최고의 힙합댄서가 되었을까? 누군가는 춤이나 그림 같은 예술적인 것들은 타고 난다고 말한다. 리아킴도 어려서 처음 무용을 할때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것만으로 최고의 무용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삶의 경험으로 깨우치게 된다.

‘춤추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삶이 답답하다면, 그냥 심심하다면, 너무 무료하다면, 아무 생각 없다면, 혹은 지금 내 감정이 뭔지 몰라 멍 때리고 있다면 춤추자, 우리.‘

어려서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힘겨웠던 성장이야기와 마이클 잭슨의 춤을 보고 한눈에 반해 댄스를 배우러 가게 된 이야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춤의 길로 들어서게 된 리아킴!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좀 오래 걸리더라도, 좀 험한 길이라도, 결국은 목적지까지 가보자 싶다.
...목적지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은 곳인지 다른 곳인지는 거기 가봐야 한다.‘

세계 대회등에서 1등을 거머쥐기도 하지만 곧 좌절에 빠져들기도 하며 이제 막 시작한 댄스연습실 운영이 힘에 겨워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댄스 실력을 인정받아 가수들의 안무를 짜주는 일을 하고 광고를 찍기도 하지만 자신은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늘 들러리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백업댄서가 아닌 한 사람의 아티스트로 인정받는 메인 댄서가 되고 싶어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만들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오로지 나 하나로 존재 이유가 타당한, 그런 내가 최고 멋지다‘

백만명이 함께 추는 춤을 꿈꾸던 리아킴이 되기까지 참 여러 우여곡절이 있게 된다. 가수에 도전해 보기도 하고 춤 경연대회에 나가보기도 허며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좌절을 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잘하는 춤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만들어 유튜브 동영상을 찍어 올리며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가게 되고 세계 곳곳에서 찾아오는 수강생들이 모여드는 댄스 스튜디오가 된다. 그 속에 그녀를 바라보며 부끄럼많던 조카도 함깨 춤을 추고 있다고 생각하니 리아킴의 이야기가 더 가깝게 여겨진다.

아무렇게나 먹고 되는 대로 살던 펑키스타일의 자신의 삶을 계획성있게 도전하는 자기주도적인 삶으로 바꾸어 나가며 머리를 칼단발로 자르며 스스로의 삶을 가꾸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리아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녀의 바램이 전세계로 퍼져나가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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