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 좀 늦게 배달된듯 하다. 봄은 이미 다음해를 기약하고 있으니! 하지만 여름 더위에 지쳐가는 누군가에겐 반가울 수 있는 시집! 일단 표지가 벌써 마음을 사로잡는다. 꽃한송이 지고 있는 봄날의 어느 하루같은 표지!

시집의 목차가 세로쓰기! 학창시절 이 세로쓰기에 반해 한동안 새로쓰기에 빠져 있었던 기억이 난다. 추억을 소환하는 작은 것들! 시의 제목만으로도 어딘지 낭만적인 느낌이 든다. 사랑 부작용, 당신에게 빠지다, 사랑의 계절, 말로는 못다 한 사랑 등등 아름답지만 애틋한 그 무언가가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다.

시집은 매 순간이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처럼 컬러풀한 종이에 멋진 수채화로 시어의 느낌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빨주노초파남도 아름다운 색깔의 달콤한 속삭임같은 싯구들! 책장을 넘기다보면 꽃향기가 나는갓만 같다. 내가 아는 모든 꽃들의 향기로 만들어진 시집 같은 그런 느낌!

왜 나의 사랑은 늘 한결같은가
스치는 바람도 매일이 다른데

왜 나의 그리움은 늘 한결같은가
떠있는 구름도 매일이 다른데

왜 나의 애틋함은 늘 한결같은가
햇살의 기운도 매일이 다른데

어찌하여 내 마음에 당신은
늘 한결같은가

- p80 한결같은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늘 한결같을 수 있다면 사랑이 그렇게 아프고 애절할일이 없을텐데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해서 이리저리 휘둘리기만 하니 매일이 다른 스치는 바람도 매일이 다른 모습으로 떠가는 구름도 매일 비치는 각도가 다른 햇살도 내마음 같지 않음을 괜히 탓하고 싶은 그런 날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일이 매일 한결 같을 수 있다면 그 마음은 축복이라 해야할까?

​애절하고 아름다운 시들을 더 아름다운 캘리그라피로 담아 놓은 페이지들! 한번쯤 따라 써보고 싶은 문장과 글자들에 한참 시선이 머물다 가게 된다. 캘리는 남의 것만 같았는데 한번쯤은 따라해봐도 좋을것만 같은 그런 느낌!

이종성님의 봄이 지는 어느 하루의 사랑을 노래하는 시들! 봄은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것처럼 사랑도 그럴 수 있음을, 캘리그라피에 그 마음을 담아 보고 싶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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