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살아 생전 딱 한점의 그림만이 팔릴 정도로 인정받지 못한 그가 남긴 수백통의 편지! 동생과 주고 받은 편지와 그의 그림을 실어 놓은 이 책! 마치 도록을 보는거 같기도 하고 한권의 자서전을 보는것도 같은 기분이다. 고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줘야 할 필독서!

고흐의 책이라면 무조건 탐이 날 정도로 고흐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무얼까? 그의 그림의 강렬함도 있겠지만 어쩌면 동생 테오와의 편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고흐하면 뗄레야 뗄 수 없는 동생 테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형의 그림을 테오는 단번에 알아보았으며 형을 위해 투자하기를 아까워하지도 않았다. 얼마전 고흐의 전시에서 형이 죽자 동생 테오도 뒤따라가듯 죽고 두 사람은 같은 곳에 나란히 묻혀 있다는 기록을 보며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형제애가 어느정도길래 금술 좋은 부부처럼 뒤따라 죽고 같이 묻힐 수 있는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의 연인들의 사랑의 소재가 될 정도로 고흐의 편지는 정말이지 좋은 문장들이 수두룩하다. 어쩌면 고흐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작가나 철학자가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편지글을 썼다. 동생에게 자신의 가난과 고통을 전혀 숨기지 않고 진솔하게 터놓았으며 동생이 늘 힘이 되고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감사하고 행복해한다는걸 편지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그림이 잘 팔리지 않는것에 대한 신세 한탄도 거리낌없이 남기고 있으며 심지어 사랑에 빠졌다는 고백까지 서슴치 않고 할 정도다.

​˝신이여 고맙습니다. 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사촌 동생에게 자신의 감정을 거절받게 되자 고흐는 포기와 도전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되지만 결국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고자 한다. 그리고 동생 테오에게도 자신이 사랑에 빠졌음을 고백하고 테오 또한 사랑앞에 고통이 찾아오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한다. 친구를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또 동생을 사랑하기를 망설이지 않는 고흐의 삶은 그래서 더 강렬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남길 수 있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편지에는 사생활에 대한 토로와 함께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낱낱이 적고 자신의 인문철학적인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 작업중인 그림에 대한 설명이라던지 동봉하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 마치 도록의 한페이지를 보는 기분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자신의 그림에 대한 해설을 자세히 적은 화가가 얼마나 될까? 책의 편집 또한 절묘해서 고흐의 편지 시기에 맞춰 시대별로 그림을 실어 놓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쭈윽 책장을 넘겨 그림을 보게 된다면 고흐의 그림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도 있는 책이다.

지난해 남프랑스 여행에서 고흐가 잠시 머물렀던 아를이라는 마을을 방문한적이 있다. 상점에서 파는 고흐 그림 엽서를 몇장 사들고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가며 사진에 담았었는데 수백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다. 물론 그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지만 고흐가 그린 아를 요양원 정원은 너무도 고흐의 그림과 똑 같아서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인생은 너무 짧고 특히 모든 것에 용감히 맞설 수 있을 만큼 강한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몇년 되지 않는다. ‘

인생이 짧다는 말이 고흐가 남긴 말일까? 그 짧은 생애 동안 고흐는 어떻게 이토록 강렬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남길 수 있었을까? 어쩌면 짧아서 자신의 영혼을 불태우듯 그림에 혼신을 다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모든 감정들을 테오라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딱 한명뿐인 동생에게 진솔하게 털어 놓은 편지 한통 한통의 무게감이 너무도 깊고 너무도 우울해서 종종 책에서 눈을 들어야할때가 있다.

고흐의 마지막 그림으로 알려진 밀밭그림을 펼치는 순간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리는듯 하고 고흐가 저 밀밭 어디쯤에 쓰려져 있을것만 같아 쉬이 덮지 못하는 마지막 페이지! 고흐의 그림이 가득해서 책 읽는 재미가 배가 되는 ‘반고흐, 영혼의 편지‘는 휴가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