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 아이들 어릴적 만화로 한창 유행이었던 그리스로마신화를 그때는 읽어볼 생각을 못했다. 그저 아이들이 즐겁게 책을 읽는다는것에만 만족했던거 같다.

‘자금껏 이런 그리스 신화는 없었다‘

왜 이런 문장을 쓰게 되는지는 한두페이지만 읽어봐도 단박에 안다. 스티븐프라이, 한때 코미디언이자 연기파 배우이기도 했던 탓인지 그의 문체는 가벼우면서 해학적인데다 만담가와 같은 문체로 독자들을 단번에 사로잡고 만다. 또한 그는 수많은 희극 각본가이자 네권의 소설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일단 이 책은 세계지도에서 그리스신화의 주요 무대가 되는 곳의 지명을 적은 지도를 보여준다. 아무래도 광범위한 공간보다는 한정적인 이런 지도가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 지중해를 중심으로 등장하게 되는 신들이라는 사실에 아이들 어릴적 만화로 봤던 그 장면속 캐릭터의 의상과 외모가 떠올라 상상이 된다.

2세대 신들과 올림포스 신들의 가계도! 카오스속에서 처음 등장하게 되는 신들은 사실 우리와 그닥 익숙치가 않은 신들이다. 하지만 올림포스 신들은 우리가 다 아는 신들이라 좀 더 이해하기가 쉬운데 하데스는 사실 지하세계의 존재이다보니 올림포스신으로 포함시키기는 좀 애매하지만 그렇다고 따로 빼놓은 작가의 짓궂은 장난이라니!
ㅋㅋ

세계의 시작으로 부터 제우스의 장난감1,2로 나뉘어 전개되는 목차에서 혹 궁금한 신이 있다면 먼저 살펴봐도 무방하다. 각각의 목차에 따라 짤막한 신들의 이야기가 스티븐 프라이의 만담으로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리스 신화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리스신들은 워낙 유명해서 이름 정도는 안다. 신들의 왕 제우스, 신들의 여왕 헤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태양의 신 아폴론, 사랑의 신 에로스등등 정말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들이 등장한다.

수많은 신들의 탄생이야기와 함께 시작되는 그리스신화는 소설이나 에세이등 여러 이야기속에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한번쯤은 들어본 거 같은 반가운 기분으로 읽게 된다. 그런데다 정말 말재간이 보통이 아닌 사람의 글로 읽으니 들었던 이야기지만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

혼돈과 카오스속에서 갑자기 어둠의 에레보스와 밤의 닉스가 툭 튀어 나오고 그들은 낮의 헤메라와 빛의 아이테르를 낳는다. 하늘 우라노스와 대지 가이아로부터 등장하게 되는 신들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혼돈과 카오스 그 자체다. 아직 시간의 개념이 없기에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는 신들은 마구 뒤섞여 혼란을 준다. 처음은 언제나 그렇듯 질서도 없고 도덕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이기에 부모와 자식의 개념이 없고 그저 생겨난대로 생존하는 일이 전부다. 그렇게 가장 먼저 등장하게 되는 하늘 우라노스와 대지 가이아의 행각은 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잔인하다. 어쩌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들은 신을 닮은건지도!

자신의 남편의 권력을 빼앗기 위해 아들을 이용하는 대지 가이아신, 어머니의 부추김에 못마땅한 아버지의 성기를 단숨에 잘라버리고 왕이되어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크로노스는 결국 아버지의 저주의 말이 무서워 자신의 아이들을 잡아먹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어머니의 재치와 여러신들의 도움으로 살아난 막내아들 제우스에 의해 결국 죽임을 당하게 되고 제우스는 자신의 형제들을 구출해 세상을 다스리기 시작하는 신들의 탄생이야기는 역시나 너무 잔인한듯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의외의 매력과 재미가 있다. 신들이 굉장히 엉뚱하게 탄생하는 이야기들이 그렇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이야기들이 아무 길지 않게 또 재미나게 쓰여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성서도 그렇고 모든 이야기에서 그렇듯 창조의 이야기가 참 흥미로운데 신들의 탄생과 대조적인 인간의 탄생이야기를 하는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다. .

제우스가 아버지 우라노스를 죽임으로 티탄족과의 대격돌에서 승리해 권력을 쥐고 세상의 신들을 발아래두게 된다. 평화로운 세상을 살아가던 제우스는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프로메테우스를 부추겨 신들과 꼭닮은 존재를 만들기 시작하는 이야기에서 제우스가 장난감처럼 인간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다소 화는 나지만 한편 그의 그런 엉뚱한 생각이 아니었더라면 이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한다. 진흙과 제우스의 침으로 만들어져 아테나의 숨결로 살아나게 된 보통의 존재들! 제우스가 실수로 망가뜨리지 않았다면 초록 보라 파란색의 총천연컬러적인 인간들이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사실!ㅋㅋ

제우스는 인간에게 신을 경외하게 하는 의미로 불을 허락치 않지만 인간을 사랑한 프로메태우스는 천상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하고 벌을 받는 이야기나 인간의 호기심을 이용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질병과 기만과 고텅과 빈곤이 난무한 세상이 되게 한 이야기, 사랑의 신 에로스가 상사병에 걸리게 되는 이야기등등 정말 다양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가득한 그리스 로마 신화!

희망 가득한 삶이냐,
희망을 버린 삶이냐,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리스신화 p491

판도라의 상자속에 남겨졌다는 희망 엘피스! 혹자는 그것조차 허락치 않는 제우스의 저주가 참으로 혹독하다 말하고 그것이 불행이 곧 닥칠거 같은 예감이라고도 말하고 또다른 이는 희망이라는 그것처럼 허망한것이 없다고도 말한다. 희망이란 말 그대로 희망이다. 자신의 선택만이 진정한 희망이 된다는 사실!

부록으로 만든 책갈피마저 넘나 아름다운 그리스신화! 요즘은 굿즈를 만드는 센스가 참 남다른듯 하다. 다시 읽어도 흥미로운 그리스로마신화, 일상이 지루할때쯤 스티븐 프라이의 흥미진진한 문체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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