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줄리언 반스다! 늦은 나이에 요리에 입문한 줄리언 반스의 요리책에 대한 까칠한 반격! 대부분 격하게 공감하게 될 책이다.

제목만 들어봐도 어떤 이야기를 할지 감이 온다. 왜냐면 요리 한번 해 보겠다고 덤벼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해본 말일듯! 군침돌게 만드는 표지 사진에 혹해서 선뜻 요리책을 구입하지만 첫장을 펼치자마자 난감해진다. 요리를 하기전의 기본적인 준비물, 그러니까 요리도구와 계량과 재료에 대한 리스트들이 모두 갖추어진 집은 분명 없으니까! 또한 책에 나온 요리과정을 누구보다 충실하게 따라해보려하지만 중간중간 길을 잃고 방황하는 때가 꼭 있다. 어쨌거나 혼신의 노력을 다해 만들어낸 결과물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지경이라면? 줄리언반스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요리를 망치게 되는 경우의 이야기를 무척 유쾌하고 해학적이며 학문적으로 펼쳐보인다.

요리 레시피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의 양! 몇ml 혹은 몇cc등 몇g까지는 그나마 수치가 정확하니 봐줄만 하지만 한꼬집, 한주먹, 한덩이 등의 추상적 수치는? 게다가 그걸 정확히 잴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 있는 집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금은 보통 사람들이 먹는 밥숟갈과 티스푼 혹은 종이컵의 단위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초창기 요리책에는 고기집이나 수퍼에 가야 잴 수 있는 단위들이 대부분이어서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 그게 어느정도의 양이라는 팁을 주기전에는 그냥 책을 덮어버리고 만다. 줄리언 반스도 예외는 아니다. 한스푼을 넣으라는 레시피를 보고 과연 고민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늦깍이 요리사 줄리언반스는 충고한다. 절대 화보를 보고 요리책을 사지 말것, 지면 배치가 복잡한 요리책도 사지 말것, 세계의 일품요리처럼 광범위한 요리책은 피할 것, 주스기가 없다면 주스에 관한 책은 사지 말것, 가급적 어느지방 특별요리 책을 사고 싶은 충동를 억제할 것등등!

요리도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경과 재료와 요리사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어릴땐 맛있었지만 어른이 되어 입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해서 이 세상에 나에게 친절한 요리책을 찾기란 불가능할지도, 어쩔 수 없이 요리책을 보며 요리해야하는 줄리언 반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요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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