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조선이다. 그렇다보니 우리 이름이 등장하고 그당시의 조선의 생활상과 환경이 소설속에 담겨있다. 일제강점기에 학창시절을 조선에서 보내게 된 일본 작가의 시선으로 만나게 되는 단편둘과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설 하나!

지난번 레몬 소설의 작가 가지이 모토지로도 그랬지만 동시대의 작가인 나카지마 아쓰시 또한 34세에 생을 마감한 아까운 작가다. 물론 나카지마 아쓰시의 경우엔 일제강점기에 아버지를 따라 조선에 머물며 성장했으므로 소설 내용은 판이하지만 어딘지 불안과 한숨과 같은 고통이 숨어있기는 마찬가지다. 침략자인 입장으로 바라본 조선인의 모습과 조선의 생활상등이 그러고싶지 않은 그의 눈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소설이다.

호랑이 사냥 이야기를 할꺼라는 서두를 먼저 꺼내지만 쉽게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도심한가운데 나타나 순사를 위협한 믿기 어려운 호랑이 사건을 전해듣고 떠올리게 된 호랑이 사냥! 그런데 이번엔 또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자신의 초중시절의 이야기와 조대환이라는 조선인 친구를 만난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조선인이면서 일본인에게 절대 기죽지 않는듯 보이던 조대환이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으로 인해 비굴함을 겪게 되는 장면과
조대환의 초대로 호랑이 사냥을 하게 된 이야기! 부모에게 거짓말까지 하고 따라나선 호랑이사냥이 어쩐지 싱겁게 끝날거 같았던 그 순간, 갑자기 등장하게 된 호랑이로 인해 호랑이 사냥의 생생한 현장과 조대환의 숨겨진 본성을 보게 된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의 짜임새와 일본인이지만 조선인을 선망하는 듯한 느낌까지 받게 되는 소설 속 주인공! 작가의 성장이 담긴 자전적 소설이어서 더 생생하게 읽힌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갈등, 강하고 약한게 뭔지 생각하게 되는 소설 속 두 젊은이는 같은 배경이지만 전혀 다른 위치에서 강하고 약한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된다. 진정 강한것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조선인 순사의 이야기에서도 작가의 시선으로 일제강점기의 조선인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되는데 역시나 시대적 상황에 의한 갈등과 불안이 이야기의 밑바탕에 깔려 그 당시의 순간속에 머물러 있는 느낌마저 든다.

마지막 단편 문자사변을 읽으며 작가의 천재성을 엿보게 된다. 문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벌어지는 현상을 판타지하면서도 그럴법한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능력! 어쩌면 우리는 모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문자의 정령에 지배당하고 있는지도! 나카지마 아쓰시 작가 연보를 보며 그가 머물렀던 일제강점기 조선에서의 성장통이 어쩌면 천식발작을 일으키게 된 원인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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