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불이 무슨 뜻인지를 잘 모른채 소설을 읽던 중간에 알게 된다. 오봉이 끝난 후 돌아가는 조상들의 영혼을 배웅하는 불!

소설의 주인공 아유무는 낯선이를 따라 친구들과 어딘가로 가는 길에 난간 너머로 강을 따라 전신주에 죽 매달린 등롱을 보게 된다. 그렇게 시작되는 주인공을 둘러싼 아키라와 친구들과의 이야기!

아버지의 잦은 전근으로 전학을 자주 하는 아유무는 이사온 마을 목욕탕에서 만났던 아키라를 학교에서 다시 만나니 학교 생활이 기대감으로 시작되는 듯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키라 무리와 어울리게 되는 아유무는 어느순간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채게 되지만 그런 생각은 뒤로한채 그저 그들과 어울려 지내는 일에 스며들어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어찌보면 아유무라는 한 소년의 성장이야기를 담은듯 보이지만 이야기가 점점 흘러갈수록 학교 폭력을 다루고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참새잡이로 패자를 정하는데 있어서나 목을 졸라 죽음직전까지 이르게 만드는 저승놀이나 회전판 놀이에서도 늘 미노루가 지목이 되는 상황을 지켜보는 아유무! 아키라 무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듯 생각하면서도 그들과 잘 지내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게 오봉 축제가 끝난 어느날 아유무는 낯선 이를 따라 친구들과 함께 도착한 그곳에서 미노루를 폭행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공포심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어느순간 아키라가 아닌 자신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자신은 새로 전학온 학교에서 부회장도 맡으며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착각하며 점 점 더 부정한 행위를 모른척 하는 아유무! 처음 칼을 훔치는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일에서부터 어쩌면 아유무는 코가 꿰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아키라의 부당한 행위는 점 점 도를 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렁에 빠지기 시작한 아유무는 발을 뺄수가 없게 된다. 이야기는 점점 그 범위가 넓혀지고 있어 결국엔 큰일이 터지고 말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며 조마조마하게 책을 읽게 되는데 아유무의 행동이 답답하면서도 이해가 되는건 왤까?

다카하시 히로키의 소설은 잘 짜여진 날실과 씨실의 배틀처럼 계절의 변화와 시골 마을의 풍습과 함께 폭력에 대해 방관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아주 절묘하고 예리하게 잘 풀어내고 있다. 분명 잘못인줄 알면서도 그 무리에 섞여 들어 자신은 완벽한 방관자일뿐 직접 해를 끼치지 않았으니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식의 합리화를 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모른척 하다가는 눈앞에 배웅불이 등장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드는 이 소설이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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