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홀릭 1 - 귀차니즘 선생님과 교복 입은 악마들의 엽기발랄 학교로망 스쿨홀릭 1
신의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책이 왔다.
그런데 내 손안에 들어 오기도전에 벌써 누군가의 손에 들려있다.
키득키득 거리며 낄낄거리며 웃음을 참아가며 너무 즐겁게 책을 읽는다.
우리 아들이다.
안그래도 작은 눈이 아예 보이지를 않는다.

"아들, 그게 그렇게 재밌어?"
"어! 이 선생님 정말 웃겨!"
 
어느새 고 옆에 우리 큰딸아이도 붙어 앉아 머리를 맞대고 본다.
'큭큭큭큭, 킥킥킥킥'
아주 웃음합창 대회를 연듯하다.

"엄마, 이 선생님이 원래는 만화가였대, 그래서 이렇게 만화를 잘 그리나봐"
"그렇대나보더라~ 책 소개에서 잠깐 보니 만화가가 꿈이었다고 하던데 그게 그렇게 재미나?"
"엄마, 조또자 알어?"
"그게 뭔데?"
"이 선생님 고등학생때 수업시간에 잠만 자는 어떤 애가 있었대,
그 애 별명이 '또자'였는데 성이 조씨여서 '조또자'라고 불렀다는데
 그럼 우리 성을 갖다 붙이면 '배또자'네?"
"정말?  엄마 학교 다닐적에도 수업시간에 자꾸 조는 애가 있어서 선생님 분필세례 많이 받았지~ 그런 얘기 들어 본것두 같네~"

저녁이 되어 애들 아빠가 돌아와 뉴스를 보는데
옆에서 아들이 계속 킥킥거리고 있으니 자기도 궁금했는지
그게 뭔데 그렇게 재미나게 보냐고 뺏어 들었다.
"아빠, 아빠 학교 다닐때 시험에서 이런적 있어요?"하고는
190페이지 '수능 막판 뒤집기'를 펼쳐 보여드린다.

이야기인즉슨 수리탐구영역을  도저히 풀길이 없을때 필살기로
그림을 그릴수 있는 문제는 모두 그려서,
전개도 문제는 시험지를 오려 그 도형을 직접 만들어서,
마지막으로 찍어야하는 문제는 가장 적게 나온 답지 번호로
나머지 문제들의 답으로  밀어버린다는 것이다.
아빠도 아이들에게 걸려들었다.
"우히히히, 정말 니들두 더 자라서 이런 시험 치뤄보면 알것이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총 동원해야한다는거."
"에이~ 정말 너무했다, 공부 좀 하지~"
"야 야~ 찍는 것도 기술이다. 아빠때는 주로 3번으로 답을 많이 찍었던거 같은데... 하하하"

이제 아이들이랑 그이가 없는 틈을 타서 나는 가만히 책을 들여다 보았다. 
나도 꼭 우리 아이들처럼 그렇게 킥킥거리며 책을 읽는다. 
그리곤 학창 시절을 많이 떠올리게 되었다. 
특히 시험 볼때 연필을 굴리며 찍었던 기억과 너무 졸리운 수업시간 교묘하게 턱을 바치고 졸았던 기억, 아침 화장실을 꼭 가던 버릇때문에 짝꿍과 자습시간 몰래 빠져나갔던 기억, 선생님께서 날리시던 분필과 지우개, 그리고 2교시 후 쉬는 시간의 간식으로 다음 수업 선생님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기억, 게다가 만우절날 앞뒤로 바꿔 앉는다던지 아예 옆반과 반을 바꾸어 버렸던 기억, 시험날이면 쏟아지는 잠을 주체하지 못해 잠깐만 잔다는것이 아침을 맞아야했던 기억 등
정말 많은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준 이책이 더불어 참 좋다. 

신의철 선생님의 에필로그에 담은 마음속 이야기가 훈훈하다. 

'<스쿨홀릭>이 학교 폭력 문제 등 우리의 교육과 학교의 어두운 면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두운 면을 꼬집어 주는 매체가 있다면 그 반대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 by신의철

맞다. 
행복바이러스를 퍼뜨려 아이들에게 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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