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좋아해서 늘 시집을 곁에 두는데
시어들이 좋아서 그런것 같아요.
뭔가 좀 더 낭만적이고 멜랑꼴리하고 함축적인 시어들을 읽다보면 나도 그런 기분이 되는것 같은 그런 느낌에! 그런데 시도 아닌데 그런 느낌에 빠져들게 하는 책이 있어요.

허은실의 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언젠가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작가로 활동하면서 썼던 글을 묶어 냈던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어요. 오롯이 홀로인 새벽에 읽는 것 같은 감성을 주던 작가의 글을 다시 만나게 되니 한없이 설레네요.

이 책의 구성이 참 독특하고 재미져요. 마치 사전을 크게 펼쳐보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 단어에 대한 짧은 설명과 긴 덧붙임! 사전적 의미의 단어가 아닌 작가 자신이 느끼는 것들을 부여한 단어의 의미지만 공감가는 글들! 총 5부로 구성된 각각의 글에는 사랑, 관계,태도,발견,시간이라는 큰 테마로 묶여져 있어요. 어디를 펼쳐봐도 좋을 짧은 글들!

사랑에 있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되는 여러가지 행동과 단어들! 스침, 설렘, 말을 걸다, 무릎, 스미다, 울림, 품등의 단어를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드세요? 영화 접속의 계단 장면을 이야기하며 서로 닿을락 말락하는 그 순간의 스침, 영화를 보는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그들의 사랑이 스치는 순간의 안타까움! 첫 데이트에 옷을 고르는 스무살의 마음, 첫 꽃을 위한 바다를 건너온 바람, 누군가를 마중나가 있는 마음이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기다리는 마음의 일렁이고 흔들리는 설렘! 까이고 깨지고 아픈 흉터로 가득하지만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는 무릎! 달려가 뛰어들어 펑펑 울 수 있는 장소, 품!

다정
:늦게 돌아올 사람을 위해 온기를 보존하려는 마음​

어째서 다정에 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인생의 차가운 대기실에 누군가 앉았다 일어선 자리에 남아 있는 온기, 갓 출력된 종이에 느껴지는 따스함, 막 빠져나온 이불속의 따뜻함, 손으로 감싼 찻잔의 따스함, 따뜻한 손길과 눈빛과 말등등! 무엇보다 공감하게 되는 것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식구를 위해 이불속에 넣어둔 띠뜻한 밥한공기의 사려깊은 다정함에 공감하게 됩니다. 우리 엄마가 그랬으니까 엄마도 참 다정한 사람이었군요!


:사려깊고 과묵하지만 일단 입을 열면 그 누구보다 재밌는 친구​

발견의 장에서 만나게 되는 책의 의미! 책장에 놓인 책은 물론 책상위에 쌓인 책들도 아름답다 여겨지고 그중에 한권을 골라 들고 한장 한장 손으로 넘기며 종이의 감촉과 책장을 넘기는 소리에 짜릿함을 느끼게 만드는 책! 그 순간의 소리와 느낌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문장입니다.

작가의 글중에 말을 걸다라는 꼭지가 있습니다. 잎사귀가 흔들리는건 바람이 나무에게 말을 걸었기 때문이고 햇살이 무뚝뚝한 창에 말을 걸고 꽃향기, 물결, 고양이의 눈빛까지도 말을 걸어온다고 이야기하는 작가처럼 이 책 또한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설렘으로 다정함으로 내게 따스한 곁을 내어주는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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