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한다.
작가님의 책으로 ‘그 남자네 집‘ 을 읽으며 구수하고 편안하며 어딘지 옛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 문장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느새 돌아가신지 8년이되어 작가님을 추모하며 책이 다시 나오니 반가운 마음에 책장을 넘긴다. 왜 설레는지..

총 48편의 꽁트, 기업의 사보에 연재했던 꽁트들을 묶어 낸 책으로 70년대의 문화와 시대상을 고스란히 담은 짤막한 이야기들은 한편한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고 읽는 재미를 준다. 세련되고 멋드러진 문체로 쓰여져 거들먹거리거나 단번에 읽기에 곤혹스러운 그런 글이 아니라 두고두고 아껴 읽고 싶은 그런 글이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대정신이나 생활풍습 그리고 결혼, 육아, 경제등 사회전반에 걸친 이야기들을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만나게 된다. 때로는 매일 보는 일일 드라마처럼, 때로는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일일 시트콤 처럼!

누구나 첫사랑의 추억은 책장이든 어디든 한구석에 고이 모셔두고 있지 않을까? 자신을 추앙하던 남자들에게 받은 꽃잎을 책장에 끼워 말리는 여인이라니 뜻밖의 낭만이 아닐 수 없다. 여인의 비밀스러운 일기장을 훔쳐보듯 듣게 되는 마른꽃잎 한장 한장의 추억 이야기!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남자들과 연을 맺지 못한 미련이 남아 그때를 추억하며 남자를 만나게 되지만 이미 그들은 그때의 그 낭만적인 남자가 아닌것을!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둘 일이지 그때의 추억을 낭만으로 생각한것이 사치임을 깨닫게 되는 짧은 이야기들이 씁쓸하지만 흥미로운것도 사실이다. 혹여 이 여인을 보며 나의 첫사랑은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궁금증이 일더라도 그냥 추억으로만 간직하길!

아직 끝나지 않은 음모! 자고로 여자는 남의 집 대를 잇기위해 아들을 낳아야 대접받는 사회, 아들이 아들을 낳지 못하자 첩을 들여 아들을 얻고야 마는 여자의 대물림되는 한, 여자는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 둬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이 사회는 작가가 살아가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그 정도가 약해졌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여자 길들이기 음모가 진행중이다. 그런 세상을 좀 박차고 살아가려 했던 후남이의 안간힘이 혼자만의 발버둥이 되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다.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가족이라는 이름, 자식 잘키우고 싶은 부모들의 잘못된 육어, 한 집한채를 장만하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아보지만 늘 미치지 못하는 집이라는 것에 얽메여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어쩜 이리 똑같은지!

그때나 지금이나 그닥 달리진게 없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 어느 행간에서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나또한 작가님의 글속에서 만나게 되는 이웃, 세대를 넘어 두고 두고 읽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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