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닮은 그릇, 도자기 보림한국미술관 13
방병선 지음 / 보림 / 2006년 12월
품절


책 표지를 들여다 보고 있는 아들아이에게 무언지 물었더니 잘 모른단다.
그래서 책속에서 찾아 보기로했다.
우선은 책 표지를 보고 그 색의 느낌이나 용도,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어디서 본 기억이 없는지 이야기했다.
물론 여기 저기 박물관을 다니며 본 기억은 있다.
그런데 어찌 그리 하나두 기억을 못하는지... 열심히 현장학습 시켜준 엄마는 마음속 실망감을 감추고 다시 이야기를 한다.
책의 제목이 왜 사람을 닮은 그릇이라고 했을까?
그리고 책을 펼쳐 숨은 그림을 찾듯 표지속 도자기를 찾는다.

찾았다. '청자매병'이란 이름을 큰소리로 읽어낸다.
그치만 이 도자기의 진짜 이름은 '청자상감구름학무늬매병'이다.
사실 이렇게 긴이름은 엄마도 몰랐던 사실!
그냥 고려청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아이와 함께 공부시작!
이 책의 도자기에 대한 정보는 의외로 참 자세하다.
도자기의 실제 크기와 만들어진 연도, 그리고 국보에 대한 정보까지 있어
아이와 실제 크기만한 물건을 찾아 그 크기를 가늠해 보니 엄청 크다.
40센티가 넘는 이 도자기의 반만한 크기를 그려보기로 했다.

책을 들여다 보며 길이를 나누어 표시를 하고 형태를 그린후
'구연부, 짧은목,어깨, 허리,굽'과 같은
도자기에 붙여지는 이름들을 써보고는
그러고 보니 정말 사람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그리고 도자기속의 동그란 무늬와 학과 구름무늬들을
한두개씩 그려넣는다.
국보 제 68호란 정보를 읽더니 그럼 국보 1호는 뭐냐고 묻는다.
'그건 니가 인터넷 검색해서 찾아봐!' 엄마는 또 숙제를 준다.
사실 컴퓨터하기를 즐기는 아이에게는 즐거운 숙제다.

도자기를 그리고 보면서 느끼는 것이 무얼까 물었더니
자기는 꼭 체스게임의 '폰'같은 느낌이 든단다.
사실 일상에서 이런 모습을 한 사람을 보기란 뭐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이 청자는 우람한 장군의 어깨를 하고 있으면서
예쁜 여자의 잘록한 허리를 가진 모습이란다.
그러니...
상감기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잘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림을 붓으로 그리는것도 어려웠을텐데 왜 이렇게 어렵게 했냐고 걱정!
그러고 다시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청자상감구름학무늬매병'이란 단어를 아주 또박 또박 잘 기억해낸다.
장하다 우리아들!

그리고 책속의 다른 도자기 그림을 들여다 보며
뽈록 나온 배를 한 할아버지를 닮은 그릇이라느니
누나처럼 목이 긴 그릇, 그리고 아빠처럼 두리뭉실한 그릇,
궁중한복을 입은듯한 그릇이라며 즐거워한다.
그중 자기는 조선백자인 달항아리가 가장 맘에 든단다.
자기가 그린 청자는 너무 복잡해서 보기만 해도 머리가 복잡해지는데
달항아리는 보면 머리가 깨끗해져서 하얘질거 같단다.
'뭐? 그럼 너 바보되는건데?' 하며 엄마와 아들은 웃었다.^^

대부분이 국보인 도자기 사진이 멋지게 자리하고 있으며
그 설명 또한 그리 어렵지 않아 엄마가 아이에게 도자기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책이 되겠다.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며 정말 우리 사람을 닮은 그릇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엄마 몸매를 닮은 그릇은 없단다.
'메야? 엄마가 그렇게 절구통이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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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7 1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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