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폴의 하루! 책 제목에서도 풍기듯 어디에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 부초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쩌면 한곳에 정착해 살고 있는듯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라 해도 무방할듯!
모두 9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에는 각각의 단편들이 독립된 하나의 이야기지만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단편소설들이다. 미국에서 살아가다 한국에 잠시 다니러 온 사람이라던지 혹은 미국에 다니러 갔다가 방황하게 되는 사람이라던지 혹은 한국에 살면서 방황하는 사람들, 또는 이국의 땅에 살아가는 같은 동포와의 사이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나는 뉴욕의 헌책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라스트북스토어 이야기와 분명 한국인이면서 특이하게도 아랍권 어디쯤 될거 같은 이름을 가진 압시드의 고백같은 이야기, 입고 버리는 스타킹을 가져다 온갖 화려한 꽃으로 변신시키는 주인의 꽃집에서 일하게 된 여자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사람들은 가끔 동희에게 묻는다. 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냐고, 한국을 떠날 때 왜 떠나느냐고 물었던 사람들처럼.‘
첫번째 단편 [히어앤데어]의 인물이 느끼는 그 혼란스러움이 읽는 이에게 전해질 정도로 생생하고 세말하게 묘사하고 있는 작가의 문장들! 정말이지 떠날 때는 왜 떠냐고 물으면서 다시 돌아오니 왜 돌아왔냐고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없는 그 어디쯤에서 방황하는 동희! 꿈에 그리던 집을 짓고 살아가지만 종국엔 그 집을 지나쳐 갈 정도로 불안에 떨게되는 어느 여인! 동생이 사는 엘에이 다운타운 헌책방에서 한국 소설책을 읽는 사람을 만나 안도감을 느끼고 올케의 우울증을 실감하게 되는 어느 여인! 유년의 기억을 더듬어 군사도시를 다니며 차라리 기억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나!
각각의 단편속 인물들이 낯설지 않게 여겨지는건 아마도 우리 또한 그녀 혹은 그처럼 부초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약간은 미스터리하면서 충분히 공감하게 하는 이야기 전개와 문장이 흠뻑 빠져들어 읽게 만드는 단편소설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