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소녀시대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소설이 주는 허구적인 무한의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과는 달리
논픽션이 주는 느낌은 바로 실제 그대로를 느끼게 해 준다고 해야겠다.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대지 않고도 느끼게 해주는 생생함!
현실적이란 얘기다.
무척~!
그러나 평범치 않은 시대를 살아야했던 '마리'라는 일본 소녀가 아버지를 따라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를 다니며 만났던
리차, 아냐 그리고 야스나라는 사상과 종교를 뛰어넘은 소녀시절 친구들을 찾는 이야기다.
'마리'가 느끼는 소녀시절에 만난 리차에 대한 느낌이나 아냐, 그리고 야스나에대한 그 모든 감정들이 낱낱이 내 맨살에 소름을 돋게한다.

유난스레 성에 빨리 눈이 뜨이고 그런쪽으로 안테나를 세우며 이야기하는 리차가 그렇다.
공부라고 하면 정말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 정도로 취미도 없었던 하지만 운동하나는 끝내주었던
어른이 된 리차는 의사가 되어 있었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렇게 리차를 만나고 그녀의 삶을 살짝 들여다 본다.

그리고 정말 그래 보이지 않지만 새빨간 거짓말을 너무나도 당당히 이야기하던 아냐!
마리는 그녀의 생활환경이 가정부까지 두고 생활할 정도로 호화로움을 보고 공산주의라는 이념을 가진 그녀의 모순을 보게 된다.
공산주의란 우리에게 참 그런 단어지만 사실 그 뜻을 알고 보면 모두가 똑같이 나누어 가지며 똑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는 이념인것이다. 이념과 실상은 그렇게 마리에게도 모순적으로 느껴진 것이겠지!
어른이 된 그녀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듣지만 역시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처럼 그녀에게서는 여전히 이질감을 느낀다.
물론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나와 사상이 같아지고 나와 잘 섞여야하는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애타게 찾게 된 친구에게 느껴야하는 이질감이 '마리'에겐 힘겹지 않았을까?

그리고 자신과 비슷하게 느껴져 참으로 온마음을 다해 우정을 나눈듯한 야스나!
그녀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그림이 주는 느낌을 담아 그림을 그려내는 남다른 재주가 있어 화가가 되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한때 외교관이란 직업을 가졌으며 보스니아의 마지막 대통령의 딸이기도 했단 사실에 놀란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그녀가 소원하던 그림을 사두었던 마리는 그렇게 오래 간직해온 우정만큼 세월이 쌓인 그림을 내민다. 그리고 해후를 하는데...

이렇게 나름 깊은 우정을 쌓았던 친구가 그리워 찾아 다니는 마리를 쫓다 보면
순간 순간 긴장감도 긴박함도 느끼며 친구를 만나 정말 반가운 모습에 함께 반가워하지만
지금 내가 찾고 싶은 친구는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마리처럼 나의 소녀시대를 돌이켜 볼때 친구를 만나고 사귐에 있어 그어떤 사상이나 종교적인 면에 대해 느끼는 것들 보다는
그냥 오만 잡다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음으로 서로의 우정이 깊어짐을 느꼈던거 같다.
그리고 마리처럼 지금은 그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그치만 '마리'처럼 적극적으로 찾아 보려 들지 않는 것은 아직은 내게 더 중심이 맞춰진 삶이
우리 가족과함께 살아내기도 벅찬 하루하루여서일까?

그리고 간접적으로나마 다른 사상속에서 색다른 소녀시대를 느끼게 해준 요네하라 마리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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